ㆍ 디자인으로 실패한 4세대 싼타페(TM)
ㆍ 디자인으로 살리는 5세대 싼타페(MX5)
현대자동차가 싼타페의 풀체인지 모델의 디자인 콘셉트와 방향성을 대폭 개선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형 싼타페에 대한 관심은 이미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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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4세대(DM) 싼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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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4세대 싼타페는 2018년 2월 처음 등장해서 현행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2020년 6월 출시되어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 차량들은 출시 초반부터 반응이 냉담했다. 우선 3세대 싼타페(DM)의 인기가 너무나도 대단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던 싼타페 더 프라임은 안정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 덕분에 국내 SUV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지켜왔다.
하지만 4세대 싼타페는 크기를 3세대 대비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분리형 헤드램프라는 새로운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큰 거부감을 주었다. 그나마 페이스리프트를 하기 전에는 판매량이 나쁘지 않았지만, 페이스리프트를 하면서 디자인은 더 심각하게 나빠졌다. 그야말로 '삼각떼' 수준으로 난해한 디자인이다.
반대로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의 디자인은 너무 안정적이고, 고급스럽게 잘 나왔다. 과거에는 없었던 상위 차종으로 팰리세이드도 판매되고 있고, 투싼도 과거 싼타페만큼 커지면서 싼타페는 같은 집안에서도 경쟁하게 된 모델이 많아졌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도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던 시점에는 이미 디젤에 대한 수요가 많이 빠지고,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경쟁 모델이나 비슷한 차종으로 수요가 분산된 것도 문제였다. 현행 싼타페는 지난 1월에도 판매량 절반이 하이브리드, 가솔린이 30%, 디젤이 13% 정도를 차지했을 정도로 하이브리드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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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본질'에 집중한 5세대(M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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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라인업 상 싼타페는 쏘나타처럼 현대자동차의 핵심 모델이다. 아무리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달라져도, 그 수준에 맞춰서 개발되고, 상품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두 모델이다. 그런데 현재 쏘나타와 싼타페의 판매량이 크게 무너지고, 상위 모델, 상위 트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크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상품성'을 개선하는 방법밖에 없다.
당연히 직관적인 상품성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차량을 고를 때, 디자인과 가격보다 안전과 승차감 등을 중요시한다는 설문 결과나 반응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 차량에 에어백이 몇 개인지, 어드밴스드 기능이 있는지, 지능형 안전사양은 얼마나 되는지 아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 결국 상품성을 감성적으로, 직관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의 방향성을 '디자인'과 '실용성'에 집중했다. SUV 특유의 실용성을 강조하려면 차를 반듯하게 디자인할 수밖에 없다. 집이 반듯하게 생긴 것처럼 차도 같은 공간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빼려면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 스타리아의 디자인이 비교적 반듯하게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듯하게 박스형으로 디자인된 덕분에 전체적인 내부 공간 확보도 용이하다. 차박이나 캠핑, 중고거래, 여가활동 그 어떤 것에도 더욱 부담 없이 차량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강점을 극대화하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대형 테일게이트도 준비될 전망이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파격적이다. 박스형 디자인이라서 디팬더랑 비슷하게 생긴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런 소모적인 논란보다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것이 이득인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오로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비교가 안 된다. 비교가 되고 있는 디팬더는 1억 원대에서 1억 4천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싼타페는 그 절반 가격도 안 된다. 그런데 비슷한 품질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품질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오프로드 성능은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서 1억 원짜리 디팬더로 오프로드를 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싼타페가 상식적으로도 합리적이다.
현대차가 새롭게 제시하는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전면부의 픽셀 디자인을 재해석한 듯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픽셀이 붙기는 했지만, 아이오닉 라인업과는 또 다르다. 테일램프에도 역시 픽셀이 녹아들지만, SUV에 맞게 변화를 준 듯 보인다. 그리고 낮게 깔린 테일램프는 클래식 SUV의 멋을 연상케 한다.
한편, 차세대 싼타페는 올여름 이후 출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