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키건의 매력은 이야기를 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있다. 이야기를 하지 않은 부분에서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전에 읽어보았던 맡겨진 소녀에 이어 읽어본 클레이 키건의 두 번째 작품,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다.
이 책의 내용이라고 한다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주인공 '펄롱'이 수녀원에서의 고통받고 있는 소녀를 마주한 뒤, 그 소녀를 도와야 할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넘어가야 할지 고민을 하다 그 소녀를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고 그녀를 데리고 나오면서 끝이 난다. 사실 내용의 서사는 단순하다. 한 아이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도하고 이를 지나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을 겪다가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음. 이게 다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클레이 키컨의 매력은 모든 이야기를 다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글을 읽고 난 이후에는 뒷부분의 이야기를 독자가 나름의 해석과 상상으로 채워나가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것이다. 모든 소설이 그러하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열린 결말이라고 호평을 받는 이야기들은 앞서 만들어 놓은 작가의 상황설정이 명확하게 나타난 다음,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끝이 난다. 즉, 좋은 이야기는 좋은 질문을 하나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소녀를 도와주기까지 그가 갈등하는 심리 상태를 상황으로 충분히 이해하게 하고, 그 이후 그가 어떤 식으로 도울 까에 대한 궁금증을 강렬한 인상으로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