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사랑에 빠진 질식사
사랑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가끔 쓸데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돌연히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정말 사랑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그 정의를 완전히 밝혀내 모든 사람들이 사랑의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
그 과학자가 밝힌 사랑이,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랑과 다르다면—
현실은 얼마나 허탈하고, 멍청해질까.
그동안 우리가 사랑이라 믿고 지낸 시간들이
사실은 어리석게 시간만 축내던 것이었다면?
그게 사랑이라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만약 내가 사랑의 연구 당사자였다면,
이 생에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겉으로만 보는 사랑이 아닌
정말 사랑의 속뜻, 진실을 알게 된다면
그건 너무도 참혹하고, 너무도 서글픈 일일 것이다.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혹시 모르는 일 아닐까?
지금껏 내가 준 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모든 사람들이 주고받고 있는 사랑이
누군가에겐 아픔이고, 슬픔이고, 참혹한 고통이라면.
어쩌면, 자신이 그런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걸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 도달한 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에 미친’ 상태가 아닐까.
그게 영원의 약속인지,
시한폭탄인지조차 모른 채 말이다.
그 큰 허탈감에 사람들은 우울해질 것이고,
감정은 쌓이고 쌓여 거대한 파도처럼 덮쳐올 것이다.
나 역시 결국 그 파도에 휩쓸려,
질식하고 말 것이다.
사랑의 진실을 알아버린 그 순간,
사람들은 시작과 끝을 동시에 알아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사랑의 진실은 밝혀져선 안 된다고.
밝혀진다면,
사랑했던 사람들을 향한 해일 같은 감정이
세상을 덮치고 재해가 일어날 테니까.
많은 사람들이 무너질 것이고,
그에 사인은
‘과도한 사랑에 휩쓸린 질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