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미래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노력해 본 적이 없다.
사랑이라 말하고 싶어도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해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이 감정을 그냥 희생이라 말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흔적을 지녔고,
그 흔적은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를 오래 기다리는 것,
추운 겨울 장갑 한쪽을 나눠 줄 수 있는 것,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거리낌 없이 대신해 줄 수 있는 것.
사소한 것이라 치부하기엔
조금이라도 직접 그 어리숙한 사랑의 흔적을 지닌 사람들은
그렇게 또 어김없이 또 다른 사랑을 하기에
저마다 발자국을 남기며 사라진다.
그리고 또 희생이라 말하는, 조금은 다른 형태의 사랑을 한다.
이걸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나의 대물림이었다.
사랑이란 감정에 정의를 내릴 순 없어도
그렇게도 자꾸 주고만 싶은 게 사랑이었다.
혹여나 내가 그 사람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그렇게 남는 것도 없을 만큼 사랑만 했다.
그렇게라도 했으면
적어도 내가 준 반의 반 정도는 내 사랑이 되어주지,
왜 내 흔적만을 남기고 그대는 사라져 버렸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