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씽 스페셜 앤 스페셜

다시 정비

by Eunjoo Doh

낚시를 가는 행위는 결코 물고기만 낚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흐트러져있던 마음과 생각도 낚으러 가는 것이다. 거대한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던 바닷가에서 보냈던 몇 시간은 오로지 파도소리만 가득했다.

한 달여간 잠시 삶의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해 있었다. 이것은 전혀 의도된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뭔가에 홀린 듯 인지도 못한 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늘 가던 길은 어느덧 살짝 벗어나기 시작했고 우왕좌왕 마음의 길이 혼란스럽게 변질되어 갔다. 뭔가 복잡해지고 버겁게 느껴지던 것을 알게 된 찰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드는 소리들, 사람들이 없는 바닷가에 다다랐다. 밀려왔다 떠밀려갔다를 반복하는 파도를 바라보며 복잡했던 생각들은 하나둘씩 파도에 휩쓸려 떠나갔고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안정이 찾아졌고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짧았던 마음의 외출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했으니 그것으로 감사할 일이다. 모든 생각과 행동 그리고 삶의 지향성을 올곧게 단순하고 심플하게 사는 것, 이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풍요롭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가식과 가면은 용납할 수 없는 추악함이다.

가던 길을 변함없이 가면 될 일이다. 그 누구의 시선과 말들에 마음을 빼앗기며 에너지소비로 휘둘릴 일이 아니다.








Photo by Eunjoo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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