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주말부부

20분: 처음 만난 날, 밥 먹다 혼자 남겨진 시간#2

#소개팅 #오해는 풀어야지

by 깜냥

20분: 처음 만난 날, 밥 먹다 혼자 남겨진 시간 #2


우리의 첫 만남은 그렇게 끝났고 잘 들어갔냐는 안부인사로 연락도 이었다.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왜 그날 이후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의 기억에 30년 가까운 삶을 살면서 지각하거나 약속에 늦은 적은 나를 만났을 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누군가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식사 중에 주차를 다시 하러 간 것도 처음이었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에 카페에 가자고 했고, 헤어질 때 서울역으로 데려다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서울역은 우리가 있던 북서울 꿈의 숲을 기준으로 자신이 돌아가야 하는 가평과는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악의를 가지고 서울역에 데려다 달라고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그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야 했던 것뿐이었는데..

이기적 이게도 나는 상대방에게 차가 있으니 나를 서울역에 내려준 뒤에 가평으로 단순히 운전해서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끝날뻔한 인연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다시 연결했냐 하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서, 몇 번은 더 만나보고 싶어서 먼저 연락을 했다.

그날 그 사람의 행동에는 내가 그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고 미안함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첫 만남이 끝만남이 돼버렸다면 나는 지각하고 식사 중간에 날 혼자 둔 대가를 연말에 서울의 복잡한 도로 위, 앞뒤 꽉꽉 막힌 차 안에서 훨씬 더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앙갚음을 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이다.


결혼해서 주말부부로 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우리 첫 만남에서 엄청난 이해심을 가진 사람이 돼 있다.




p.s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혹시 소개팅이 예정돼 있는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진정한 인연을 만나고 싶다면! 연말에, 특히 크리스마스가 포함 돼 있는 주의 주말에 서울의 번화가에서 약속시간에 의도치 않게 늦어도 보고, 밥 먹다가 다시 주차하러 나가 20분 동안 상대를 혼자 둬보는 걸 조심스럽게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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