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을 쓰는 여자와 쓰지 않는 여자
몇 년 전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친구가 다이슨을 샀다며
꽤 괜찮다고 이야기를 꺼낸다.
“세상엔 두 부류의 여자가 있대.
다이슨을 쓰는 여자와 다이슨을 쓰지 않는 여자!”
이 얘기에 친구들 모두 한바탕 웃는다.
그러고는 어떻게 구성품을 넣는지에 대하여
한참 얘기를 이어간다. 나는 고등학교 때, 아니 중간에 기르기는 했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커트머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머리숱은
두 아이를 낳고 빠졌다가 돌이 다가올 때쯤이면
다시 유지를 하고 있었다.
따. 라. 서! 난 다이슨이 필요 없다!
다음 모임이 되었을 때는 나만 다이슨을 쓰지 않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난 필요 없다.
작년 아이 들과 쇼핑을 나갔다가 전자제품 코너에서 다이슨 에어랩을 보았다. 외모에 관심이 많아진
큰아이가 해보고 싶어 해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사용해 보았다. 큰아이는 너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이슨을 사잖다.
“엄마, ㅇㅇ엄마도 있대요. 엄마도 사요.”
“엄마는 필요 없어.”
“왜요? 엄마도 써요. 좋대요.”
“아냐. 엄마는 돈이 없어.”
“우리 집은 70만 원도 없어요?”
“응. 없어.”
“그럼 집은 어떻게 샀어요?”
“집 사느라 다 썼어. 아직도 쓰고 있어.”
아이는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이날 우리 부부는 아이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아이를 너무 경제를
알려주지 않고 키우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지난달, 남편이 자기가 따로 돈을 조금 모으고
있는데 어느 정도 되면 다이슨을 사주겠단다.
나는 지나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그냥 하는 말이 없는,
‘답정남’인 그는 색상을 고르라며 패드를 보여준다.
“난 필요 없어요. 미용실 디자이너도
나는 필요 없겠다고 했어요!”
“그래도 하나 해요.”
“…….”
결론은 난 거다.
나는 다이슨을 쓰는 여자가 된 거다.
그렇게 난 다이슨 에어랩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 큰아이는 횡재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