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를 마치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다행인지 중간고사 기간엔 출장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엄마보다 기억을 잘하고,
엄마보다 세심하며, 엄마보다 단호한!
아빠의 보살핌(?) 아래 중간고사는 끝났다.
1학년때보다 더 활발해진 친구 관계와
더 넓어진 활동 반경으로
이 아이의 뇌는 더욱 활발히 시냅스를
연결하고 쳐내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공부라는 걸 하려 하니 자신도 꽤나
힘이 드나 보다.
그 널뛰는 현실을 내 눈으로 보고 있자니
이것도 못할 노릇이다.
두 발 자전거를 혼자 타보겠다고 아슬아슬하게
움직이고 있는 아이를 잡아주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게 되는 데자뷔 같은 현실이다.
기말고사 마지막 날의 전날 아이의 푸념이 들려온다. “ ㅇㅇ이네 엄마는 어제 과학 공부도 새벽까지
같이 해줬대요!”
“……”
“엄마! 내 말 들었어요?!”
“응”
“근데 왜 안 와요?!”
난 아이 방으로 불려 간다.
“엄마가 같이 있어 주기는 할게.”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 뒤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내일이 역사 시험인데 내용 정리를 지금 하고 있다. 숨을 고른다. 침묵이 금이다. 아이공부다.
내 거 아니다….
몇 차례 내게 sos를 쳤으나 대략 그게 맞겠다는
추임새만 넣어주었다.
1시쯤 되자 이제 엄마 방으로 가란다.
혼자 하겠단다.
다시 내 방으로 쫓겨났다.
갈팡질팡 참 어렵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문자가 왔다.
공부를 한 것 같지 않아도 잘 보기를 기대한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대충 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자신의 상황을 깨달을 수 없을 것 같아
잘 보면 안 되겠다 싶다.
내 마음도 갈팡질팡이다.
그래도 시험이 끝났으니 오늘은 실컷 놀다 왔다.
저녁 아이가 마스크팩을 두 개를 들고 방으로 온다.
친구들이랑 낯에 샀단다.
전에 마스크팩 안 사줬다고 짜증 내더니
이렇게 사 왔나 싶어 잘하고 자라고 한다.
아니란다. 같이 하잖다.
나와 하려고 자신에게는 큰돈인 오천 원짜리
두 개를 산거란다. 마스크 팩을 하고 둘이 나란히
아이 침대에 눕는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놓고
새로 나온 혼성그룹이라며 노래가 좋지 않냐고
묻는다. 대답을 안 하면 반응이 왜 그러냐고 할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곧 아이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시험이라고 3일 밤을 늦게 잤다.
그래 수고했다.
시험도 중요하지만 우리 피부도 소중하니까~
고맙다 마스크 팩!
쫀쫀해져 보자! 모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