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 피부는 소중하니까~

기말고사를 마치고

by 모나리자

중학교 2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다행인지 중간고사 기간엔 출장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엄마보다 기억을 잘하고,

엄마보다 세심하며, 엄마보다 단호한!

아빠의 보살핌(?) 아래 중간고사는 끝났다.


1학년때보다 더 활발해진 친구 관계와

더 넓어진 활동 반경으로

이 아이의 뇌는 더욱 활발히 시냅스를

연결하고 쳐내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공부라는 걸 하려 하니 자신도 꽤나

힘이 드나 보다.

그 널뛰는 현실을 내 눈으로 보고 있자니

이것도 못할 노릇이다.

두 발 자전거를 혼자 타보겠다고 아슬아슬하게

움직이고 있는 아이를 잡아주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게 되는 데자뷔 같은 현실이다.


기말고사 마지막 날의 전날 아이의 푸념이 들려온다. “ ㅇㅇ이네 엄마는 어제 과학 공부도 새벽까지

같이 해줬대요!”

“……”

“엄마! 내 말 들었어요?!”

“응”

“근데 왜 안 와요?!”


난 아이 방으로 불려 간다.

“엄마가 같이 있어 주기는 할게.”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 뒤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내일이 역사 시험인데 내용 정리를 지금 하고 있다. 숨을 고른다. 침묵이 금이다. 아이공부다.

내 거 아니다….

몇 차례 내게 sos를 쳤으나 대략 그게 맞겠다는

추임새만 넣어주었다.

1시쯤 되자 이제 엄마 방으로 가란다.

혼자 하겠단다.

다시 내 방으로 쫓겨났다.


갈팡질팡 참 어렵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문자가 왔다.






공부를 한 것 같지 않아도 잘 보기를 기대한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대충 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자신의 상황을 깨달을 수 없을 것 같아

잘 보면 안 되겠다 싶다.

내 마음도 갈팡질팡이다.


그래도 시험이 끝났으니 오늘은 실컷 놀다 왔다.

저녁 아이가 마스크팩을 두 개를 들고 방으로 온다.

친구들이랑 낯에 샀단다.

전에 마스크팩 안 사줬다고 짜증 내더니

이렇게 사 왔나 싶어 잘하고 자라고 한다.

아니란다. 같이 하잖다.

나와 하려고 자신에게는 큰돈인 오천 원짜리

두 개를 산거란다. 마스크 팩을 하고 둘이 나란히

아이 침대에 눕는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놓고

새로 나온 혼성그룹이라며 노래가 좋지 않냐고

묻는다. 대답을 안 하면 반응이 왜 그러냐고 할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곧 아이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시험이라고 3일 밤을 늦게 잤다.

그래 수고했다.

시험도 중요하지만 우리 피부도 소중하니까~

고맙다 마스크 팩!

쫀쫀해져 보자! 모공아~

keyword
모나리자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구독자 153
작가의 이전글세상엔 두 부류의 여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