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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리자 Oct 27. 2023

카페에서 공부하는 모나리자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선다.

일을 할 때처럼 나는 아이들 등교 준비를 시키며 나도 외출할 준비를 한다. 출근할 사무실도 없다. 정해진 시간도 없다. 다만 나는 나간다.


어떤 날은 걷고만 들어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집 근처 카페에 간다. 요즘 카페는 너무 많다. 특히 아파트 단지나 사무실 밀집지역에는 한 블록 안에도 카페가 몇 개씩 있다.

헌데 우리 집 근처에는 카페가 많지 않다.

집 주변에 아파트도 없고, 사무실도 없다. 당연히 수요가 없으니 공급은 적을 수밖에…


그래도 조금만 걸으면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있기는 하다. 주말이면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동네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 분위기 좋은 카페의 단점은 평일 내가 원하는 오전 9시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는 거다. 너무 더운 여름엔 1km (이 정도 거리면 걸어서 15분이니까 딱 좋다.) 거리에 있는 카페를 이용했다. 하지만 매일 같이 카페를 가다 보니 좀 더 저렴한 카페를 찾게 된다. 그래서 가기 시작한 카페가 3km 정도 거리의 카페다.


천을 따라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카페에 간다. 내가 카페를 고르는 기준은 세 개다.

자리가 많아서 두 시간 정도 앉아 있어도 신경 쓰이지 않는 카페,

가격이 저렴한 카페

그리고 화장실이 깨끗한 카페.


카페에 가면 책을 읽기도 하고, 일기를 쓸 때도 있다. 가끔 강의를 볼 때도 있다. 이런 일들을 꼭 카페에 가서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오전이면 아이들도 없고 남편도 없고 함께 살고 있는 친정아빠도 외출하시고 없다. 조용한 집에서 혼자 커피 내려 마시고 다른 일들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나는 왜 돈을 써가며 카페에 가는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있는 공간에서의 약간의 긴장감, 신경 쓰임이 나에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읽게 된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완전 공감 백개다.

이 분 꼭 만나 뵙고 싶다. 집도 우리 집과 멀지 않은 서촌이다. 내 맘을 똑같이 쓰셨다. 이럴 때 너무 흥분된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글을 읽고 있다니!

공감과 흥분의 상태에 빠진다.

돈을 쓰며 카페에서 있는 나의 죄책감(?)은 사라진다. 누군가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 위안이 되다니!

나는 계속 3km를 걸어 카페에 갈 테다!

죄책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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