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늦으리
아이들 등교와 함께 언제나처럼 나도 집을 나선다.
오늘은 책가방을 멨다.
오늘의 카페는 상명대 안의 카페다. 학교 안의 카페다 보니 99%가 대학생이다. 그중 1%는 학교 관계자일 테지만 여기 나, 지역 주민도 있다.
상명대는 지대가 우리 집보다 높다. 대부분 우리 동네는 지대가 높다. 나는 산동네와 인연이 있음이 분명하다.
오늘따라 롱부츠가 신고 싶어 신고 나왔는데 오르막 길에 롱부츠는 불편하다. 그래도 열심히 오르막을 오른다. 계단을 올라섰는데 쓱 노란색이 눈에 띈다. 아직 국화가 있나?
오르던 길을 멈추고 한 계단 내려선다.
머리 밑에쯤 내려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노란색은 개나리다.
지금은 12월 중순, 너 지금 핀 거니?
날씨가 참 이상스럽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였는데…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더워줘야 자연이 자신의 자리로 잘 돌아갈 텐데…
갑자기 걱정스러워진다.
우리 중학교 시절에 ‘내일은 늦으리’라는 음반이 나오고 대형 콘서트를 했었다. 우리나라의 인기가수들이 모여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노랫말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때는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보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고 콘서트를 보는 게 중요했었다.
찾아보니 그때가 1992년이다.
그때도 내일은 늦는다고 노래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으니…
무엇이든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 해야 함을, 그때라도 시작해야 함을 마흔이 넘어서 더욱 깨닫고 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나임을..
지구도 오늘이 가장 젊을 텐데…
나도 환경에 대해 막연하고 귀찮아하는 마음이 컸다. 한데 이렇게 급격히 변해가는 기후변화를 보면 우리 아이들이 너무 걱정된다.
요즘 함께 하는 카톡방에서 비우고 비우는 일들을 하시는 걸 보며 나도 작은 행동 하나라도 시작해 보리라 마음먹는다.
개나리야 봄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