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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리자 Dec 29. 2023

모나리자, 새롭게 태어나다!

눈썹문신의 세계

12월 초 문자가 하나 왔다.

코로나 전, 눈썹 문신을 했던 곳에서 온 문자였다.

안 그래도 지난 추석에 친구의 자연스러운

눈썹 문신을 보고 친구 동네로 다녀올까 했던 것이 차일피일 미뤄져 12월까지 왔다.


나의 첫 눈썹 문신은 스물여섯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거래처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아지던 시기였다. 그때 함께 했던 실장님은 항상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는 별들과는 친해질 필요가 없어. 떠오르는 해들과 친해져야 해.”


그러면서 거래처 팀장님과의 사적인 자리를 자주

만들어 주셨다. 나보다 네 살이 많았던 팀장님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거래처

사람들과 너무 친해지면 일하면서 내가 상처받을 일이 많을 거라 생각했던 나는 항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그러다 훅 들어온

함께 눈썹 문신을 하러 가자는 제안!

사실 내가 눈썹이 빈곤하긴 하다.

그래서 학창 시절 별명 중 하나가 지금 나의 필명이 된 ’ 모나리자‘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화장이라도 잘했으면 좋으련만 난 화장이 영 어색했다.

그걸 알았던 팀장님이 함께 가자고 연락이 온 것이다.

이 일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눈썹 문신이 자연스럽지 못할 거라는 생각, 그러면서 불현듯 떠 오른 큰엄마의 푸르뎅뎅한 눈썹! 너무 무서워진다.

팀장님은 아주 잘하는 사람을 소개받았다며 자꾸 연락이 오고 내 실장님은 더 친해지는 좋은 기회라며 부축이고…

그렇게 나는 눈썹 문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공덕역, 지금은 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선 그곳이 아직 계발되기 전이다. 대로에서 문신을 해 줄 젊은 언니를 만났다. 전공은 미술이고 어찌하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되었고…. 이 집은 곧 개발이 될 거고… 블라블라..

긴장된 마음으로 어두운 골목을 따라가는데 그분의 이야기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작은 한옥같이 생긴 집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

팀장님이 먼저 방에 눕는다.

 ‘아 그냥 나는 안 한다고 하고 갈까? 내가 뭐 얼마나 이뻐진다고 여기까지 왔나?’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데 내 차례가 왔다.

뭐 아플 거라 생각해서 인지 많이 아프지는 않다.

그렇게 나의 첫 문신이 끝났다.


남편과 연애하며 내 눈썹에 관심을 보였던 남편은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둘러하는 내게 더 이상 눈썹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둘째를 낳고 회사를 다니면서 다시 눈썹이 떠올라했던 것이 2018년이었나 보다.


친구네 동네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할 수 있으니 이번 참에 해야겠다. 예약을 잡았다.

그날이 오늘!

2023년 마지막 평일, 마지막 금요일.

사람들은 종무식을 하는 날 나는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강남역으로 향한다.

정말 오랜만에 강남역이다.

작년 일할 때만 해도 하루에 한 번씩은 왔던 곳인데..

그때도 차를 가지고만 왔어서 지하철역은

 또 새롭다. 집에서 강남역까지 한 시간..

우리 집 서울 맞나?


오랜만에 침대에 누우니 또 떨린다.

그래도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떨림을 참는다.

예전보다 더 안 아프다.

무통연고가 더 좋아졌나 보다.

룰루랄라~

강남역으로 다시 나온다.


모나리자~

새날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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