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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리자 Oct 30. 2024

건강 스무디

행동 저항성 줄여보기

내가 아무리 하체가 순환이 안된다 해도, 비염으로 훌쩍거려도 냉큼 도전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건강스무디…

어릴 적 엄마가 아빠에게 드린다고 큰돈 들여 집에 들이신 녹즙기에 케일 당근 미나리 등을 넣고 즙을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있다. 저 푸르뎅뎅한 야채들을 생으로 갈아서 마시다니…

그냥 상상만으로도 내겐 못 먹을 음식이었다.


요즘 유행이어서인지 내가 관심을 갖게 되서인지

건강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책과 유튜브 등으로

많이 접하게 된다. 몇 달 전, 우연히 의사인데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짧은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그분이 책을 쓰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곧장 그 책을 읽었었다. 책을 보며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가 자가면역체계에 문제가 있어

얻게 된 류머티즘으로 돌아가셔서 그런지 마흔이

넘어서부터는 나의 면역력에 대해 신경이 쓰이곤

했다. 크게 아프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비염은 갈수록 심해졌다.  최근엔 4킬로 정도

달리고 집에 돌아오니 두드러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뭔가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는 친구를 간격이 좀 벌어져 거의 두 달 만에 만났다. 나의 두드러기 이야기에 자신이 지난여름에 알려준 건강스무디를 먹어 봤냐고 묻는다.

“아니… 그건 좀…”

일단 해보라고, 해 보지도 않고 바뀌려고 하지

말라고… 역시 그녀는 내게 일침을 가한다.

그래 그거 한번 해보지. 난 내 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해보지 않을까?

집에 돌아와 스무디를 어떻게 해 먹을까 생각해 보니 우리 집엔 믹서기가 없다! 그래 일단 가성비 좋은 저렴이로 시작해 보자. 옛날 엄마 때처럼 녹즙기를 들여야 하는 시절도 아니니까!

참 우리나라는 빠르다. 다음날 아침 믹서기가 우리 집 앞에 도착해 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친구가 두 달 전 보내줬던 영상을 본다.

“어머나 이게 누구야? 내가 읽었던 ‘해독혁명‘을

 쓰셨던 의사 선생님이 나와서 스무디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기 아닌가?

그때는 영상도 제대로 보지 않았던 거다.

헛웃음이 난다.

선생님이 알려준 레시피에  집에 있는 야채로

대신할 것들을 모아 찜기에 찐다. 찬물에 샤워시켜 주고(음식의 변질을 막기 위해) 믹서기에 넣는다.

그리고 신나게 돌려준다. 지켜보던 작은 아이가 신기한 듯 바라본다. 한 입 넣어주니,  자기는 안 먹겠단다. 그렇지 이걸 한 번에 먹기 쉽지 않겠지!

내가 맛을 본다. 어라~ 나쁘지 않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입맛이 변한 것일까? 이거 먹어 볼만하겠다. 못하겠다. 안 하겠다. 말하지 말고 한 번 해보자.

해보고 못하겠음 말고~

내 행동의 저항성을 한 단계 낮춰주는 또 한 번의 경험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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