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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로 Jan 08. 2024

의사님들, 담배를 끊으면 건강에 좋다고요?

다른 건 몰라도....

2023년 1월 2일. 담배를 끊었었다.


2024년 1월 2일. 또다시 담배를 끊었다. 그렇다 흡연이 아닌 금연 중독자다.


남들은 1월 1일에 끊는다고 난리다. 청개구리 심뽀인 나는 1월 2일부터 시작한다. 빨간 날이기도 하고 '쉬는 날까지는 펴야지'라는 생각도 같이 덧붙이며 말이다.


의사님들, 담배를 끊으면 건강에 좋다고요??? 그러니까 대체 어떻게.. 끊어요??.. 이렇게 떼를 써봐도 어차피 끊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다. 나와의 참혹한 전쟁이 시작됐다.


1월 2일이 되면 희한하게 참아진다. 시작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벌써 일주일 지났다. 작년도 이런 식으로 5월까지 끊어냈다. 아니 참아냈다. 다시 피게 된 이유는 창피하게도 지금 여자친구 때문이지만 말이다. 그 당시 싸우고 헤어질 위기였다. 술을 잔뜩 퍼마시고는 어렵게 참아낸 담배에 손을 댔다. 순간 허무함에 헤어진 상황은 잊은 채 연거푸 5개를 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그럴 일 없겠지..)


이번에는 부디 성공하길 바랄 뿐이다. 이것 밖엔 할 게 없다. 그냥 참고 바라고 참고 바랄 수밖에.. 지금도 담배가 생각나 글로 풀고 있다. 언젠가 이 글을 보면서 그럴 때도 있었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금연 방법은 지독히도 단순하다.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다른 건 몰라도 금연은'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이 주문은 효과가 있다. 3.3.3 박자에 라임 때문일까? 순간 도파민이 생성되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일까? 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효과가 있다. 이 방법 하나로 5개월을 끊었다.


지금 상황은 좋지 않다.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오늘 입안에 단내가 난다. 이 구간을 넘어가면, 이렇게 2주가 지나면 그래도 참을만하다. 말 그대로 참을만하다는 거지 생각은 계속 난다. 작년에도 그랬다. 매일 생각난다. 왜냐하면 회사, 혹은 길거리에 나서면 묵언의 라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안 섞어도 그들의 기분을 상상만으로 느낄 수 있다.


의사님들, 담배를 끊으면 건강에 좋다고요??...? 맞는 거죠??.. 근데 스트레스를 받는 건 기분 탓이겠죠?...


어차피 담배를 다시 피워도 스트레스다. 피고 나면 "끊어야지" 하면서 더 큰 스트레스 생기니 말이다. 그러니 담배 좀 끊어보자. 작년에는 5월까지 참았으니 적어도 6월까지는 참자는 마음으로 버텨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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