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0대 청소년과 70대 경비원의 폭행사건이 벌어졌다. 말싸움으로 시작해 결국 주먹다짐이 됐다. 청소년은 사투 끝에 경비원을 쓰러뜨렸고 사건은 뉴스에 전파됐다. 청소년의 주장은 서로 합의한 스파링이었다고 한다. 그게 사실이고 경비원이 허락했다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연 누가 10대고 누가 70대인가? 지금부터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보겠다.
시작은 학생들의 소란이었다. 경비원은 시끄럽다며 학생의 머리를 때렸다. 말싸움이 시작됐고 결국 손발이 오가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10대는 발길질로 경비원을 걷어찼고 경비원은 쓰러졌다. 경찰까지 출동, 70대 경비원은 청소년이 사과했으니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사건은 종료됐다. 이 사건은 '쌍방폭행'으로 취급됐다. 이를 본 네티즌의 의견은 다양하다. 경비원은 학생의 뒤통수를 때릴 필요가 있었나, 또는 노인을 때려 눕혔는데 쌍방폭행이라니 웃기다는 의견. 다른 의견들도 있지만 두 가지 의견이 대표적이다. 나는 잘잘못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둘다 잘못이 있다. 각자 풀어내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서로 '목적오류'가 있었다는 점이다. 목적과 벗어난 행동으로 서로 피해를 봤다. 경비원이 원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청소년들이 소란스럽게 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굳이 뒤통수를 때릴 필요는 없었다. 좋은 방법은 생각나지 않지만 청소년을 '때린'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 성인과 달리 감정적인 청소년에게 나쁜 행동을 유도하는 대처였다.경비원도 사건에 원인을 제공했다.
10대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맞은 건 기분 나빴겠지만 폭행까지 할 일은 아니었다. 70대 노인을 발로 차고 쓰러뜨리며 친구들에게 으슥대는 모습은 여간 볼품없다. 청소년이 원하는 것은 간섭받기 싫고 잔소리가 듣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리를 옮겨 다른 곳에서 친구들과 떠들고 놀았으면 됐을 일이다. 노인이 크게 다치거나 혹시라도 목숨을 잃었다면? 한 번의 감정적 실수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었다. 누구 하나 잘한 것은 없다.
이런 사건이 생기는 이유는 인간이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다. 인간이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이기만 하다면 이런 일은 없다. 문제가 되거나 손해 보는 일이라면 피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감정적이라는 것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건 유전적 타고남, 개인의 조절 능력뿐이다. 타고남은 유전자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조절하기 어렵다. 조절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자기감정뿐. 항상 행동에 뒤따르는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상황을 예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순간 피어오르는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서로 용서?로 끝났지만 이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나한테 이런 일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남의 일이라는 시선으로 보아선 안된다.
나 또한 과거에 다혈질이었다. 내 맘대로 해야 직성이 풀렸다. 사람을 많이 잃었다. 변하기 위해서 욱할 때마다 일단은 참았다. 감정을 삭일대로 삭이고 나서 차분한 상태가 되면 말을 하거나 행동했다. 10년 넘게 하다 보니 습관이 됐고 최악의 상황들은 막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감정은 언제나 위험 요소다. '우발적' 사고는 막을 수 없다. 항상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이 사건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등장인물. 폭행을 방관하고 영상을 찍은 친구들. 이들이 더 안타깝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후회를 느끼고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자신도 주인공이 되어 70대 경비원과 사투를 벌일 수도 있었다는 걸 깨닫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폭행을 가한 10대 청소년을 찾아가 무릎을 꿇리고참교육?을 했다는 유튜버. 이걸 콘텐츠로 만들어 영상을 만드는어이없는 사람. 이런 영상이 다른 유형의 폭행영상을 만들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이다.
'세상 말세다' 할 만한 사건은 없다. 이런 일들은 시대에 따라 상황만 다를 뿐 항상 있던 일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감정을 이기지 못하면 큰 사고를 만들수있다는 점, 인간은 '목적오류'를 범한다는 점이다. 목적오류를 인지하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예로 연인 간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싸움의 목적은상한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다. 굳이 이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할퀴고 끌어내리면 결국 후회하기 마련이다. 서운했던 점을 이야기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오늘 글쓰기를 통해서 느낀 점. 사람들이 보는 글을 쓰기 때문에 직관을 100% 표현하기 어려웠다. 원하는 표현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어휘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계속 글을 쓰면서 연습해 봐야겠다. 글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목적오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있는 단어를 붙여 뜻을 넣었지만 덕분에 이 개념이 완벽하게 이해가 됐다. 나만의 표현이 생긴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똑똑해지고 있는 걸까?.. ㅎㅎ 앞 뒤가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일단은 발행하고 수정 작업을 할 예정이다. 나는 오늘 지능 +1이 됐다고 믿는다.
다음 글쓰기는 '중립'에 대해서 써볼 예정이다. 원래는 유명인사의 말과 행동에 대해 배울점, 비판할 점을 쓰려했는데 선정이 어려웠다. 해당 글쓰기는 다다음에 준비해서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