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로 Mar 06. 2024

이제 진짜 '흥분하다'를 설명해줄게

에필로그 아닌 에필로그.

저번주까지는 시든 배추 마냥 몸이 무거웠지만 요즘은 매일이 흥분된다. 퇴사를 하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흥분되는 매일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위에서 말한 흥분은 어떤 감정일까? 좋은 감정의 흥분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 번에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를 잘 못하는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까? 말로 했다면 표정이나 말투로 이해할 있지만 글이라면 다르게 해석될 있다. '아 진짜 열받네, 흥분되네?'와 같은 좋지 않은 감정에서도 흥분이라는 단어를 쓰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단어만 해석해 원래 의미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같은 맥락으로 외국인도 내 글을 보며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퇴사는 안 좋은 건데 화가 나서 흥분이 된다는 건가? 근데 매일 흥분됐으면 하는 거지?'라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흥분이라는 단어는 매우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성을 보고 흥분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일을 할 때 느끼는 두근거림을 흥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상대의 감정이 격할 때 흥분을 가라앉히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처럼 흥분하다 외에도 언어 수준, 기분, 말이냐 글이냐에 따라 문장이나 단어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나는 말을 잘하는 편이다. 말로 설득을 잘한다. 그런데 글은 못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했던 말,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표현할 때마다 지능이 떨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다. 세계 최고 대학 하버드에서도 글쓰기를 강조한다. 더불어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의 중요성을 전한다. 이런 생각과 근거들이 불씨가 돼 제대로 글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별거 아닌 내 글에 답글도 달아주고 좋아요도 눌러주는 독자들이 있어 글쓰기와 친해졌다. 용기를 얻어 브런치북까지 발행하게 됐다. 


욕심이지만 누가 보더라도 오해 없고 명료한 글을 쓰고 싶다. 아직도 '흥분하다'를 쉽게 설명하진 못하지만 말이다. 프롤로그에 썼던 비판적인 글은 안 써도 될 것 같다. 글을 계속 써보니 발전하고 있는 것은 확실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느낀 게 있어서인지 글쓰기를 추천하고 싶다. 매일 한 줄만이라도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처음에는 한 줄도 쉽지 않다. 쓰고 나면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을 것이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찜찜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맞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해야 하나? 이 글을 여기까지 쓰면서도 수없이 글을 고쳤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찜찜함의 수준이 낮아졌다. 그렇다는 건 조금은 똑똑해지고 있는 걸까? 그렇게 믿고 브런치북을 쓰면서 느낀 아쉬운 점과 좋아진 점을 기록하며 끝내도록 하겠다.  


아쉬운 부분. 


아직도 생각을 글로 쓰는 게 쉽지 않다. 생각했던 방향으로 브런치 북을 쓰진 못했다. 이것저것 다루면서 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단순하게 아직까지는 원하는 만큼 글쓰기를 하지 못해서이다. 아직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알고 있지만 100% 만족하는 느낌으로 글을 쓰진 못한다. 현재로서는 부족한 느낌이 더 크다. 긍정적으로 말한다면 실력이 늘어날 수 있는 폭이 아직도 넓다. 글 쓰는 습관을 이어나가며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좋아진 점. 


글을 완성하는 속도가 줄었다. 예전에는 10 문단을 쓰면 3시간은 걸렸다. 글 쓰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이지만 고치는 시간이 2시간이 넘었다. 앞뒤도 안 맞고 단어도 이상하고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수정하는 시간이 더 걸렸다. 지금은 1시간에서 2시간 사이 글을 마무리한다. 아마 계속 글을 쓰면서 나만의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또한 글을 고치는 경험이 쌓이면서 생각하는 회로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글이 간결해졌다. 예전에는 생각을 글로 풀다 보면 한 문장에 20~30자가 넘었다. 글을 쓰는 방법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도 몰랐다. 지금은 글을 끊는 것에 많은 힘을 쓴다. 글쓰기 관련 책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 '글을 짧게 써라'는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은 신경을 많이 썼다. 그 결과 예전에 비하면 글이 쉬워졌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글을 쓴다. 글을 씀으로써 생각이 정리된다. 생각이 정리되면 의사결정이 쉽다. 앞으로도 고민이나 결정할 일이 있으면 글로 정리할 것이다. 이 습관을 평생 가져간다면 나는 분명 똑똑해질 것이다. 그리고 부자가 될 것이다. 허황된 가설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이전 12화 회사생활 9년, 이제는 Run.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