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로 Feb 28. 2024

회사생활 9년, 이제는 Run.

내적글쓰기 3. 퇴직하기 전날.

회사 생활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난다. 내일부터는 오롯이 혼자다. 예비(구) 동료들은 부럽다고 한다. 웃음으로 답하지만 사실은 불안하다. 좋은 회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사업하면 무조건 망한다 생각했다. 책을 읽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세상에 돈 버는 방법은 넘쳤지만 외면했다. 돈은 많이 벌고 싶은데 안정감은 버리기 싫었기 때문이다. 둘 중 무엇도 포기하기 싫었다. 부수입이 월급을 넘기면 퇴사하기로 스스로와 타협했다. 퇴근 후 자유는 버리기로 했다. 모든 시간을 갈아 넣을 생각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게을러서인지,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시간을 핑계로 목표에 대한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실행을 안 해서기도 하고 너무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실패는 많았지만 과정속에서 많이 성장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블로그, 브런치, ai 툴, 디자인 등 많은 능력이 생겼다. 하지만 자기만족에 불과했다. 목표한 돈은 얻지 못했다. 아무리 목표를 좋게 포장해 도 원하는 것은 결국 돈이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목표는 좋은 포장지일 뿐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 분명히 하고 인지하자.  


자책, 후회, 다짐은 그만하자. 다짐보다는 시스템과 환경을 바꾸자. 지금과 같은 시스템과 환경을 유지한다면 2년 후도 똑같을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를 바꾸자. 회사라는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달라질 수 없다. 달라지고 싶다면 떠나자. 이런 사고 과정으로 과감히 사직서를 던졌다. (선택 자체는 감정적이었다.) 지금까지 성과는 없었다. 미래가 불분명한 결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미래는 불분명하지만 열린 결말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생각하자. 뇌는 새로운 것을 거부한다. 생존에 불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한 것이다. 뇌의 지배를 이겨내는 것도 나의 몫이다.


수없는 다짐과 했지만 행동으로 옮겨질 거라 믿지 말자. 나라는 인간은 믿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모든 결정은 이성보다 감성이 컸다. 지금 느끼는 열정과 패기는 도파민이 떠나면 분명 식는다. 그 자리를 나태함이 찾아와 대신할 것이다. 이는 순식간에 벌어질 일이다. 늘 인지하고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자.


오늘까지만 불안해하자. 내일부터는 닥치고 실행만 하자. 냉철하게 메타인지를 하자. 만약, 허황된 기대로 시간낭비만 한다면 당장 머리를 밀고 절로 들어가자. 절이라고 나라는 나태한 인간을 받아줄진 모르겠지만... 계획을 실행하지도 못하면서 '생각하는 대로 살자'는 멍멍 같은 가치관을 갖지 말자. 이는 양두구육이다. (뭔가 하는 척 속이지 말자) 소리 소문 없이 마부작침하자. (생각한 걸 꾸준히 해나가자)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글을 쓰고 있지만 후회와 걱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불안은 당연한 스트레스일 뿐이라 여기자.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는 앞으로 다가올 스트레스와 차원이 다를 것이다. 즉 오늘이 가장 평온한 날인 것이다. 앞으로 어떤 문제든 혼자 해결해야 한다. 책임도 온전히 내 몫이다.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에 매일 시달릴 것이다. 세상에 모든 사람이 고객이 될 것이다. 사업을 하면 갑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직원이 생기면 직원에게, 판매를 하면 고객에게 시달릴 것이다. 그럼에도 즐거울 것이라 믿는다. 이 모든 단계들을 격파하면서 느끼는 성취와 전율을 분명 나는 좋아할 것이다. 글은 그만 쓰고 편한 마음으로 run 하자.




느낀 점. 퇴사를 하면 즐거울 줄만 알았다. 지금까지 경험한 퇴사는 그랬기 때문이다. 오늘도 퇴사가 감정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럼에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더 크다. 왜냐하면 불안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삶을 돌아봤을 때 만족을 확신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나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인 것 같다. 불안으로 시작하면 대비하고 준비하고 실행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약간 말은 이상하지만 그렇게 믿고 가자. 어차피 무엇을 생각하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상황에 맞게 대처하자.  




다음 글. 글쓰기를 통해서 조금은 똑똑해졌을까?. 나는 흥분하다는 단어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까? 이번 브런치 북은 다음 글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전 11화 나는 ㅅㄱ포르노에 빠져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