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일 강의 죽음’ 추리극이라기보단 막장 드라마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이어 주연 배우 겸 메가폰을 잡았던 케네스 브래너의 신작 ‘나일 강의 죽음’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영화는 전작에 비해 보다 사랑과 치정에 무게를 기울이며 흥미진진한 추리극보단 ‘막장 드라마’의 인상을 남겼다.
영화 '나일 강의 죽음'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운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 그곳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위태롭고 불길한 분위기의 선상에서 탑승객들을 심문하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또 한 건의 살인이 연이어 발생한다. 그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의 연속에서 포화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을 하나씩 들춰내기 시작한다.
영화 ‘나일 강의 죽음’(감독 케네스 브래너)은 신혼부부를 태운 이집트 나일 강 초호화 여객선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조사에 착수하지만, 연이은 살인 사건으로 탑승객 모두가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에 이어 케네스 브래너가 주연과 연출을 모두 맡은 작품으로, 애거서 크리스티가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나일 강의 죽음'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단적으로 말해 그럭저럭 볼만한 상업 영화다. 나일강과 피라미드부터 초호화 여객선과 상류층의 파티 등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짜임새 있게 이어지는 영화의 구성이 나름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추리극으로서 매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나일 강의 죽음’은 추리극이라기보다 우리가 자주 만났던 막장 드라마를 더욱 닮았다. 능력은 없지만 야망만은 드높은 허술한 남자와 그런 남자를 죽음을 불사할 만큼 처절히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지는 광기와 집착으로 희생 당하는 누군가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사건을 추리하기보다 이들의 관계를 살펴보고 보는데 집중하며, 두뇌싸움보단 치정 싸움을 그린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일 강의 죽음’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름의 재미를 갖춘 상업 영화다. 극장을 방문해 관객의 소중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 추리극보다 막장 드라마라고 설명했지만, 막장 드라마도 그만의 재미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반갑지 않겠나. 물론 ‘K-막장 드라마’의 매운맛에 이미 중독된 탓에 다소 심심하긴 하다.
개봉: 2월 9일/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감독: 케네스 브래너/출연: 케네스 브래너, 갤 가돗, 레티티아 라이트, 톰 베이트먼, 에마 매키, 아네트 베닝/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러닝타임: 126분/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