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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Feb 15. 2022

‘광대: 소리꾼’ 새로운 시도만은 반가워

[리뷰] ‘광대: 소리꾼’ 새로운 시도만은 반가워

지난 2020년 여름 개봉해 ‘우리의 소리’를 영화에 담았다며 호평을 받았던 영화 ‘소리꾼’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기존 음악과 컷을 교체하거나 편집됐던 영상을 추가하는 등 60% 이상 새롭게 구성됐다는 영화 ‘광대: 소리꾼’이 그것. 영화는 조정래 감독의 본 의도에 맞춰 보다 가다듬어진 모습으로 관객과 인사를 다시 나눴다.

영화 '광대: 소리꾼'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조 10년,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아 나선 소리꾼 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이(김하연). 학규를 중심으로 뭉친 새로운 광대패들은 흥과 한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전국 팔도를 유랑하기 시작한다. 가족을 찾기 위한 학규의 울림 있는 외침은 백성들의 귀를 빌려 하늘에 닿고, 민초들의 고달픈 인생사가 하나 둘 소리로 풀어진다.

영화 ‘광대: 소리꾼’(감독 조정래)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긴 광대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만든 우리의 소리와 장단에 맞춰 펼쳐지는 이야기다. 1734년, 탐관오리의 부패와 수탈, 인신매매가 일상이었던 조선을 배경으로 고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매일이 담겼다. 심청전과 춘향전을 녹여냈으며, 남북 합작영화인 만큼 북한의 수려한 절경 역시 영화에 담겼다.

영화 '광대: 소리꾼'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유명한 뮤지컬 영화는 많지만 정작 우리의 소리인 판소리가 주를 이룬 영화는 많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광대: 소리꾼’의 새로운 시도는 참 반갑다. 단순히 판소리를 소재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뮤지컬 영화와 같이 소리를 적극적으로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 이유다. 영화는 전국 곳곳을 돌며 소리를 전하는 광대패들의 노래를 통해 색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흥미를 돋웠다.

허나 그 외에 영화의 장점이 많지는 않다. 이야기 구성이 썩 짜임새 있지 않았던 것은 둘째치고, 가장먼저 현대극인지 사극인지 알 기 힘든 배우들의 어투가 몰입을 방해한다. 군데군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장면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만듦새 자체가 허술하다는 의미다. 그나마 베테랑 조연들의 흥겨운 연기 덕에 다소 활력이 돌기도 하지만, 소위 말해 ‘튀는’ 부분이 너무 많다.

영화 '광대: 소리꾼'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사실 워낙 사극 자체가 예산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 장르다. 때문에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작품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야기 자체가 갖는 허술함이다. 판소리라는 소재로 흥미는 끌었지만,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예측할 수 있어서야 관객이 어떤 재미가 있겠나. 중간마다 변죽을 울리며 이야기에 다양한 맛을 부여해야 했건만, 영화는 시종일관 평이할 따름이다.


개봉: 2월 24일/ 관람등급: 12세관람가/감독: 조정래/출연: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 박철민, 김동완/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배급: 리틀빅픽처스, 트윈플러스파트너스㈜/러닝타임: 130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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