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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Aug 17. 2021

‘코다’ 들리지 않아 더욱 아름다운 노래

[리뷰] ‘코다’ 들리지 않아 더욱 아름다운 노래

올 여름 코로나와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따뜻한 영화 한 편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귓가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OST와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 ‘코다’가 그것. 농인 배우와 청인 배우가 함께 노래하며 교감하는 순간, 영화는 짙은 감동을 자아낸다.

영화 '코다' 포스터. 사진 판씨네마


온 종일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해야하는 코다(농인 가족을 둔 청인 자녀) 루비(에밀리아 존스). 그는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필로)를 따라간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기쁨과 숨겨진 재능을 깨닫게 된다. 합창단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일스와의 듀엣 콘서트와 버클리 음대 오디션의 기회까지 얻은 루비. 그러나 자신 없이 어려움을 겪을 가족의 미래와 노래를 향한 꿈 사이에서 루비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영화 ‘코다’(감독 션 헤이더)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어느 여름 날, 우연히 노래와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라라랜드’, ‘물랑 루즈’, ‘로미오와 줄리엣’ 등 다양한 음악 영화를 선보였던 마리우스 드 브리스 음악 감독이 참여한 작품으로, 선댄스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4관왕(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영화 '코다' 포스터. 사진 판씨네마


작은 어촌 시골마을에서 미래에 대한 별다른 기대 없이 하루를 보내던 루비. 스스로의 빛나는 재능을 찾았지만, 가족을 향한 걱정과 죄책감에 꿈을 포기했던 그는 진심 어린 노래를 통해 세상과 가족을 진정으로 잇게 된다.

영화는 코다를 소재로 한 여타 작품과 달리 그런 루비의 모습을 통해 보는 이에게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가족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10대 소녀의 불안한 심리가 아이러니하게도 서로에 대한 불신과 경계가 가득한 우리 사회에 따뜻한 회복의 숨결을 불어넣는 이유다.

따뜻한 이야기 외에도 영화의 아름다운 OST 역시 관객을 사로잡는다. 마빈 게이, 데이비드 보위, 조니 미첼 등 거장들의 음악이 영화의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관객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 '코다' 포스터. 사진 판씨네마


대단한 미장센이나 스크린을 압도하는 폭발적인 연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특별히 미학적으로 눈길을 끄는 장면도 없고, 이야기 구성과 캐릭터 역시 다소 심심한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다’는 눈길을 끄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한번 관람해 보길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농인 가족 사이에서 홀로 세상의 소리를 듣는 루비의 따뜻한 이야기가 각박한 현실에 가시가 돋았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개봉: 8월 31일/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감독: 션 헤이더/출연: 에밀리아 존스, 에우헤니오 데르베스, 트로이 코처, 퍼디아 월시-필로, 다니엘 듀런트, 말리 매트린/수입∙배급: 판씨네마㈜/러닝타임: 111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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