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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Aug 20. 2021

호탕한 그의 웃음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리뷰] ‘로빈의 소원’ 그의 웃음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2014년 8월 11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 배우이자 코미디언이었던 로빈 윌리엄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언제나 사랑과 희망, 용기와 인내를 노래하며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삶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줬던 로빈 윌리엄스. 꿈과 희망의 아이콘과 같았던 그가 스스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로빈의 소원' 포스터. 사진 위드라이언픽쳐스


2014년 8월 11일,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사망했다. 수많은 사건사고와 가십이 양산 되는 할리우드. 전 세계적인 스타이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자살 소식은 황색 언론이 활용하기에 너무나 알맞은 먹잇감이었다. 그의 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 온갖 매체들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파킨슨병, 막대한 빚 등 수많은 추측성 기사를 내놨고, SNS는 모든 것이 사실인 양 확인되지 않은 사인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로빈 윌리엄스를 사랑하던 팬은 물론이고, 그가 평소 노래하던 사랑과 희망, 꿈과 연대에 깊이 공감하던 이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아야 했다. 어쩌면 그저 영화이자, 캐릭터, 연기에 불과했을지라도, 로빈 윌리엄스가 갖고 있던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해왔던 이유다. 확성기를 켜고 떠들며 그의 죽음을 가십거리로 전락시켜버린 황색언론들의 무책임함에, 그의 명예와 그가 추구하던 가치들은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영화 '로빈의 소원'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로빈의 소원’(감독 테일러 노우드)은 바로 그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관객을 만나려는 작품이다. 영화는 전 세계인들이 사랑했던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죽음을 둘러싼 루머와 숨은 진실들이 주변인의 인터뷰를 통해 새롭게 밝혀지는 과정을 담았다. 무성한 소문 사이, 로빈의 아내 수잔 슈나이더 윌리엄스는 로빈이 남 모르게 ‘루이소체 치매’라는 희귀한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할리우드의 많은 동료들과 주변 이웃들, 가족과 친구들은 로빈이 얼마나 로이소체 치매에 힘들어했는지 하나 둘 풀어놨다. 떨리는 손, 환각과 불안, 공황장애에 이르기까지, 유작이 된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2014)에서는 대사 한 줄 외우기조차 버거워했다던 그는 현실과 지옥을 매일같이 오가면서도 주변에 웃음을 전하기 위해 조금도 티 내려 하지 않았단다.

영화 '로빈의 소원'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픽쳐스


그러나 그렇게 일평생을 타인을 위해 희망을 전하려던 그에게도 루이소체 치매는 감당해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병원을 방문했지만 의사들은 그에게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내렸을 뿐, 치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로빈은 스스로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를 의심했지만, 그저 파킨슨이라는 진단에 더욱 좌절했을 터다.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던 그는 마침내 비극적인 결말을 선택하고 만다.

‘로빈의 소원’은 로빈이 생을 마감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밝히며 그의 삶을 되돌아본다. 언제나 주변에 기쁨을 주고 웃음과 희망을 주었던 로빈. 천재 코미디언이자 배우, 성우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하던 로빈 윌리엄스는 ‘로빈의 소원’을 통해 마지막 웃음을 전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겼던 족적은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은 남긴다. 한 세대를 넘어 영화사에 역사로 남을 위대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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