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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Aug 25. 2021

‘레미니센스’ 스릴러의 짜릿함보단 지루함만 솔솔

[리뷰] ‘레미니센스’ 스릴러의 짜릿함보단 지루함만 솔솔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영화 ‘레미니센스’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아름다운 기억에 대한 회상과 집착을 소재로 SF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로맨스를 오가는 작품으로, 물에 잠긴 대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치며 관객의 흥미를 돋웠다.

영화 '레미니센스'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해수면의 상승으로 도시 절반이 바다에 잠긴 가까운 미래. 사람들의 머릿속을 엿보는 탐정 닉(휴 잭맨)은 고객들이 잃어버린 기억에 다가가게 도와주며 과거 속을 항해하는 조타수다. 흥미롭지만 단조로운 인생을 살던 닉. 그런 그에게 새로운 활력이 찾아온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기억을 살펴보려는 새로운 고객 메이(레베카 퍼거슨)에게 한눈에 반해버리고, 닉은 메이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행복은 쉽고 가파르게 사라져버린다. 감정이 깊어가던 어느 날, 메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 메이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던 닉은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고, 그녀가 사라진 이유에 대한 대답을 찾는다.

영화 '레미니센스'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레미니센스’(감독 리사 조이)는 가까운 미래, 사라진 사랑을 찾아나선 한 남자가 기억을 통한 과거로의 여행에 얽힌 음모와 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휴 잭맨과 함께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영화의 제목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망각의 역현상(오래된 과거일수록 더욱 또렷이 기억나는 현상)을 뜻한다.

휴 잭맨의 거친 액션과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거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 혹은 짜릿한 스릴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레미니센스’를 관람하는 것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도시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디스토피아 배경과 사람의 기억을 읽는 근 미래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레미니센스’에는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자극적인 요소가 그다지 많지 않다.

영화는 기억과 그를 회상하는 사람, 과정, 결과 등에 대한 사유로 시작하는데,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끌기보단 수학과 철학 수업을 듣는 듯한 지루함을 자아낸다. 기억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부러 혼동을 주려는 경향이 강하며, 결말을 위한 복선을 깔기에 급급하다.

영화 '레미니센스'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야기 구성이 지나치게 복잡해 보는 이에게 혼란을 줬다면 속도감 있는 전개나 폭발적인 이미지, 강렬한 사건 등으로 관객의 몰입을 유지시켜야 했다. ‘레미니센스’는 감정의 고조를 위해 지나친 설명을 이어갔으며, 오르페우스 신화를 차용해 그럴듯한 포장을 시도했지만 끝내 공감을 자아내는데 실패했다. 심지어 기억 속을 헤매는 방식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강하게 상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미니센스’에 시선이 머무는 것은 온전히 물에 잠긴 근 미래 도시의 디스토피아적 이미지와 기억을 읽는 다는 흥미로운 소재 덕분이다. 리사 조이 감독이 자신만의 사유를 담아내느라 이야기의 힘이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매력적인 배경과 소재만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채로운 상상을 하도록 유도한다. 다만 ‘레미니센스’가 아닌 관객 자신의 사유와 기후 변화에 따른 여러 문제가 극심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에 대한 고민일 터다.


개봉: 8월 25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리사 조이/출연: 휴 잭맨,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 안젤라 사라피언, 나탈리 마르티네즈, 클리프 커티스/수입·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러닝타임: 115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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