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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Sep 03. 2021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불어버린 액션 심심한 유머

[리뷰]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불어버린 액션 심심한 유머

영화 ‘어벤져스’에서 네뷸라로 등장해 국내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배우 카렌 길런. 진한 분장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선보였던 그는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로 화장기 없는 맨 살을 드러내며 전혀 다른 감상을 남겼다.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사진 퍼스트런


남다른 유전자와 조기교육으로 완성된 킬러 샘(카렌 길런). 15년 전, 업계에서 홀연히 사라졌던 엄마 스칼렛(레나 헤디)을 오늘도 그리워하는 그는 이제 전설의 킬러였던 엄마의 뒤를 이어 업계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고 불가침 조직에 치명타를 입혀버린 샘. 회사는 샘을 단숨에 모른 척 한 것으로 모자라 척살 명령을 내린다. 지난 과오를 씻기 위해, 생존을 위해 샘은 숨겨진 채 잠들어 있었던 시크릿 에어전시를 찾아가고, 다시 만난 엄마와 함께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감독 나봇 파푸샤도)는 남다른 유전자와 조기교육으로 완성된 영앤스트롱 킬러 샘과 그녀의 엄마이자 전설의 킬러인 스칼렛, 비밀스러운 도서관의 사부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찢어 놓은 놈들을 향해 갈기는 달콤한 복수를 그렸다. 2013년 영화 ‘늑대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호평을 받았던 나봇 파푸샤도 감독의 신작으로, 칼렌 길런과 레나 헤디, 안젤라 바셋, 양자경, 칼라 구기노, 폴 지아마티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사진 퍼스트런


잔혹한 킬러 무비도, 병맛 가득한 B급 액션도 아니다. 유머가 넘치는 가족 드라마는 더더욱 아니며 짜릿한 액션이나 스펙타클한 비주얼이 화면을 압도하지도 않는다. 특정 장면을 꼬집으며 아쉽다고 토로할 것 까지는 없지만, 눈에 띄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일관되게 애매하다. 영화의 시작은 나름 독특하다. 아날로그 분위기가 가득한 식당에서 시작하는 주인공 샘의 사연은 물론 끔찍한 참상과 달리 부드러운 빛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핑크 빛 조명의 조합은 신선하다.

그러나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 구성이나 캐릭터의 활용, 연출은 다소 당혹스럽다. ‘존 윅’을 비롯해 지난 킬러 무비에 대한 오마주가 역력히 묻어나는 가운데, 개연성은 사라지고 연출은 구식이다. 캐릭터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뭔지 모를 목적성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도구적으로 소모된다. 다행히 영화의 성격만은 뚜렷하다. 여성 중심 서사로 B급 킬러 액션을 선보이겠다는 목적이 명확해 알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다. 클리셰를 비틀려 하고 드라마를 기워 넣고 독특한 분위기로 유머를 가미하려 해도, ‘건파우더 밀크셰이크’에는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리 베테랑 배우들을 기용해 존재감으로 빈 구멍을 채우려 한들, 영화의 허술함은 제목에 ‘밀크셰이크’가 포함된 이유마저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다.


개봉:9월 8일/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감독: 나봇 파푸샤도/출연: 카렌 길런, 레나 헤디, 안젤라 바셋, 양자경, 칼라 구기노, 폴 지아마티/수입: ㈜퍼스트런/배급: CJENM/러닝타임: 152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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