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이 너무나도 당연해진 시대이다. 데이트 비용도 반반, 친구들과 밥 먹은 비용도 반반…… 웬만한 비용은 사람 숫자대로 깔끔하게 나눠서 부담한다.
돈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반반하는 게 좋다. 뒷말이 나오지도 않고 서로에게 부담도 안 주기 때문에 만날 때 저울질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다 내도 되지 않을까? 특히 나에게 마음을 많이 써준 사람이라든가,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더더욱.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타인에게 돈을 쓰는 것에 굉장히 인색한 것 같다. ‘내가 왜 저 사람에게 돈을 써야 하지?’라는 마인드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맞다. 굳이 내 아까운 돈을 타인을 위해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오늘 글의 요지는 이게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마음 쓰임을 받았다면, 나를 챙겨주고 도와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내 아까운 돈을 굳이 쓰라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 없어하는 세상인데, 돈보다 더 아까운 시간과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마음을 주었다면 그래서 내가 이득을 한 가지라도 보았다면 응당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또 ‘나도 마음 썼어요’, ‘나도 저 사람에게 시간 썼어요’로 반박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00만 원, 1,000만 원 쓰라는 게 아니다. 커피 한잔, 점심 한 끼 비용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상사에게 돈 쓰는 것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상사가 사주는 밥은 당연한 밥이 된다.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만 하면 되는 것인 양.
상사도 사람이다. 한 번쯤 후배가 밥을 사고 커피를 산다면 그것 자체가 감동이 되고 고마움이 된다. 능력이 있는 상사이고 사람을 잘 보는 상사라면 그 후배가 커리어를 쌓으려고 할 때 한 번 더 도움을 줄 수도, 기회를 주려고 할 수도 있다.
밥 한 번 사고 커피 한 번 사는 게 아부가 아니다. 접대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걸 계산적으로 굴린다고 그대로 되겠는가.
작은 성의가 상대와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나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 엄청난 부자지만 수전노였던 스쿠르지도 마지막엔 왜 바뀌었겠는가.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은 매우 사회적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