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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습관 만들기(17)

이른 시간에 정리하자.

by Sman

정리 습관을 기르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매일 하는 것’이다. 정리의 수준보다는 정리를 하느냐 안 하느냐이다. 그렇게 볼 때 일찍 실천하는 것이 좋았다.


처음에는 기상과 동시에 정리를 했다. 기상은 제일 확실한 앵커였다. 고요한 시간에 혼자 정리를 하니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러다 아침에 가족들이 깨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평소보다 독서를 조금 못하게 되었다. 더욱이 독서는 혼자만의 시간에 해야 하는 활동이라 10분 정리를 독서활동 뒤에 두었다. 기상 후에 하는 것에서 아침 독서 활동 후에 하는 것으로 앵커를 바꾸었다.


기상과 동시에 독서를 하고 독서 후에 정리를 하는 활동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준비된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가족들이 깨도 정리활동은 계속할 수 있었다. 이 두 활동을 충분히 하기 위해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당기게 되었었다. 머리가 맑을 때 생산적인 활동을 것이 너무 좋았다. 완벽한 아침 루틴이었다.


그러다 어떤 날은 책에 너무 빠지게 되기도 한다. 그런 날은 출근을 준비한다고 정리를 못할 때도 있다. 정리를 못했기 때문에 그날 하루 종일 뭔가 빠뜨린 기분으로 지내게 된다. 불편한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 그런 날은 퇴근 후에 정리를 한다. 제 때 하는 것이 좋지만 혹시 못하게 될 경우 만회할 기회가 있다.


목표를 세우지만 이런저런 일들로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만약 그 습관 목표를 자기 전에 실천하기로 했다면 만회할 기회가 적다. 불편한 기분으로 잠을 자야 한다. 이어가던 반복을 멈추게 되면서 습관형성의 위기가 생긴다. 하지만 습관 목표를 이른 시간에 하기로 결심했다면 혹시 그것을 그 시간에 지키지 못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 그래서 매일매일 습관 목표를 이어나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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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오전에 실천하는 것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의지력도 배터리처럼 소진되기 때문이다. 의지력이 충만할 때 실행 가능성이 높으나 의지력이 소진되면 실행 가능성이 떨어진다. 다이어트 중 폭식도 의지력이 떨어진 밤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에너지가 소진되어 의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리 습관 역시 일과 중 뒤로 밀릴수록 실천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아침에 정리하는 기분과 밤에 정리를 하는 기분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아침에 하는 것이 긍정적인 느낌이 더 많다. 저녁에는 긍정적 기분 보다는 하기 싫은 기분과의무감을 조금 더 느낀다. 몸이 지치면서 의지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습관과 관련된 연구를 한 저자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의지력을 믿지 마라!'이다. 나의 경험도 그렇다. 그래서 꼭 저녁에 실천해야 할 습관목표가 있다면 정말 쉽고 작은 목표로 정하는 것이 좋다.


‘습관의 알고리즘’의 저자 러셀 폴드랙은 ‘습관’과 ‘목표 지향적 행동’을 담당하는 두뇌 시스템은 다르다고 한다. 목표지향적 행동을 할 때는 생각을 하고 에너지가 많이 쓰이지만 습관을 실행할 때에는 기저핵이 활성화되면서 별다른 생각 없이 그 행동을 하게 된다. 목표지향적 행동에서 습관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많겠지만 제일 보편적인 방법은 목표지향적 행동의 반복이다. 정리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반복하니 정리가 습관이 되었다. 정리를 잘하려면 정리하는 행동이 ‘목표 지향적 행동’을 넘어 ‘습관’이 될 때까지 그 행동을 반복하고, 반복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습관을 반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른 시간에 실천해 의지력 에너지가 충분할 때 실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의지력도 유한함을 인식하고 다른 일정을 줄이고 스트레스 관리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굳은 의지력만 믿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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