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이 먼저다.
'나는 정리 방법을 몰라서 정리를 못해!'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 경험 상 큰 오산이다. 정리 관련 책들을 읽어 보면 좋은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좋은 방법들을 많이 알면 정리를 잘할 수 있을까?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실천하려고 했으나 몇 번 실천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머리로만 이해한 방법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실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매일 10분 정리습관으로 많은 방법들이 실천되었다. 정리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은 정리 습관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공중전으로 해결해라!'
일본 최초 정리 컨설턴트, 고마츠 야시스가 한 말이다. 서류 같은 것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그냥 책꽂이에 또는 서랍에 두고 잊어버린다. 집안에 물건이 들어오면 그 물건을 아무 데나 두고 몇 주, 몇 달씩 그 위치에 계속 두기도 한다. 그런 일들이 쌓이면 걷잡을 수 없는 무질서한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미루지 말고 즉시 처리하라는 말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알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조언이다.
하루 10분 정리를 하면서 공중전을 체득하게 되었다. 하루 10분 정리를 실천하면서 정리가 일상이 되고 있었다. 방에서 주방으로 이동하면서 컵도 가져다 두게 되고 쓰레기도 버리게 되었다. 그렇게 일상생활 중 정리를 하면서 즉시 정리하는 것이 몸에 익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지러워지던 공간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래서 공중전으로 해결하라는 것이구나!!'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중전으로 해결하라는 조언을 처음 들었을 때 논리적으로 참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실천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방법이었다. 책을 읽을 당시에만 '참 좋은 방법이구나!'하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 매일 정리를 실천하면서 고마츠 야시스가 이야기한 '공중전'의 의미와 방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멋진 공간을 상상해 보라!'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간을 상상해 보라고 조언하는 책들이 있다. 그렇게 상상하면 정리를 하는 힘을 얻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같은 곳이나 미니멀 라이프 블로그에 나오는 사진 속의 집을 상상하게 되었다.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집인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구체적이지는 못했고 막연히 물건이 적고 예쁜 집이 상상되었다. 나의 집과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 지금의 집이 상상의 공간으로 가려니 너무 먼 이야기 같았다. 하려고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필요한 물건들을 버리거나 사용하기 불편한 장소에 두어 불편한 생활을 참다가 다시 다 꺼내어 원상태로 되었다. 겉모습은 잠시 깨끗한 모습이었지만 수납장 속은 정리가 되지 않았고 결국 사용이 불편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랬던 패턴이 매일 정리를 조금씩 하면서 이상적인 공간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었다. 사실 공간을 상상하려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되었다는 말이 맞았다. 짧게 정리하니 하루에 다 끝내지 못했다. 마무리를 하면서 앞으로의 모습을 상상되었다. 책상 위는 꼭 필요한 물건만 놓고 싶었다. 그래서 책상 서랍을 정리했다. 책상 서랍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사용빈도가 낮은 물건들은 다른 수납장으로 옮겼다. 그랬더니 책상 위의 물건들을 책상 서랍에 수납할 수 있었고 책상은 원하는 모습으로 되었다. 원하는 모습이 되었지만 좀 더 깔끔하게 만들고 싶은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싱크대 위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최소한의 물건들만 남기려 했다. 마찬가지로 사용하기 쉬운 수납장을 정리하고 싱크대 위의 물건들을 선반이나 수납장에 넣었다. 이렇게 차근차근 정리를 하니 정리된 공간이 요요 없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정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정리를 하니 재미가 있었다. 재미가 있으니 이상적인 공간을 계속 상상하게 되었다. 이상적인 공간을 상상하는 것은 정리습관을 형성하면서 자연스레 생겼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라.'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라는 방법을 제안하는 책들이 있다. 예를 들면 옷장을 옷장별로, 옷장 안에서도 구역을 나누어 큰 그림을 그리고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실천했을 때 장점도 있었지만 힘든 점들도 있었다. 첫 번째는 너무 큰 정리가 되어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일단 한 구역의 옷을 다 꺼내고 그 구역에 계획한 옷을 넣는다. 그다음 구역의 옷을 다 꺼낸 후 그 구역에 계획한 옷들을 넣는다. 이렇게 하다 보니 정리를 매듭짓기가 힘들었고 시간이 몇 시간씩 걸렸다. 계획 범주에 속해있지 않는 아이템들 처리도 난감해서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계획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다 보니 이 옷들은 다른 곳에 수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수정하기도 한다. 또는 이미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지. 다음에 그렇게 하자고 생각하고 그냥 하기도 했다. 생각만으로는 큰 그림을 잘 그릴 수가 없었다. 작게 작게 매일 실천을 하니 현실적인 전체 그림이 그려졌다. 잘 못 되었을 때 수정하기도 쉬웠다. 수정할 때의 마음도 가벼웠다. 여기에 그리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얼마든지 기분 좋게 뒤집을 수 있었다. 즐겁고 가볍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정리 습관이 생기니 큰 그림도 쉽게 잘 그려졌다.
정리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기는 순서가 맞지 않다. 정리 실천을 하니 정리 방법들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경험적으로도 정리 잘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해보면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