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컨설팅받으면 좋을까?
정리 컨설팅을 받으면 정리가 잘 될까? 우리 집에 신박한 정리팀이 와서 선더왕 이대표가 멋지게 정리를 하면 정리 고민에서 해결이 될까? 물론 처음에는 보기 좋은 집인 건 확실하다. 그러나 정리된 상태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10집이 컨설팅을 받으면 7집 이상은 유지가 안된다고 본다. 그나마 방송에서는 수많은 인원이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해서 정리를 하고 조언을 하는 것이기에 정리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컨설턴트는 시간과 노력을 방송에서 하는 것만큼 할 수가 없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효율적으로 해야 하기에 제대로 된 컨설팅이 될 가능성이 낮다. 실제로 의뢰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게 우선이지만 의뢰인들은 그런데 돈을 지불하고자 할 가능성은 낮다. 그냥 컨설팅 전과 후 달라진 모습에만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많다. 그냥 누가 내 집을 대신 한번 정리해 주는 것이다.
정리는 그 공간에 사는 구성원들의 삶과 관련된다. 물론 컨설팅 전문가들도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자들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조언한다. 하지만 의뢰인을 완전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컨설팅을 하기는 쉽지 않다. 몇 십 년간 살아온 삶을 몇 시간 만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못된 컨설팅을 받고 정리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간다. 컨설턴트가 의뢰자의 상황을 들어보겠지만 컨설턴트도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는 성향이 의뢰인의 성향과 잘 맞으면 좋겠지만 맞지 않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나는 속옷을 바구니에 막 보관하는 것이 편하다. 어떤 종류의 속옷을 입으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한 바구니 안에 대충 넣고 보관한다. 그냥 손에 집히는 대로 입는다. 잘 개지도 않는다. 적당히 넣어둔다. 이런 내가 속옷은 잘 개서 우유갑 안에 넣으세요라는 조언을 받는다면 실행할까? 나는 속옷 정리까지 세심한 신경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냥 제 자리에 있으면 된다.
정리 정돈은 나와 그 공간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의 삶과 관련된다. 결코 컨설턴트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주는 조언을 나와 구성원의 삶에 비추어 취사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정리 컨설팅을 받게 된다면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충분히 컨설턴트에게 전한 후 컨설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소통과정에 비중을 두고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면 컨설팅은 패스하는 게 좋다. 정리를 위한 소통이 정말 중요하지만 그런 소통 비용에 큰돈을 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정리 정돈은 내가 해야 한다. 내가 내 물건들의 종류, 수량, 위치 등을 결정해 두어야 한다. 컨설팅은 받는다면 컨설턴트와의 소통을 하면서 도움을 받고 실행은 내가 하는 게 좋다. 또는 나도 같이 하는 게 어떨까? 대신해 줄 사람은 없다. 내가 바뀌어야 하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정리 책 제목으로 정리 후 삶이 바뀌었다는 내용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삶이 바뀌었기 때문에 정리가 되었다는 말이지 않을까? 대신 정리해 주는 것보다 정리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는 컨설팅이 먼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