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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Aug 17. 2022

우리 둘의 지하철 ♡


파주 할머니 댁에 와있습니다.


여름 방학을 했으니 일주일만 있다 가려했는데

서울에 있는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갈 수 없어

파주에 일주일 더 있어야 했지요.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있어

여니만 할머니께 맡겨놓고

후니와 단둘이 지하철을 탔습니다.



파주에서 서울 목적지까지

왕복 6시간이 걸리는 지하철 여행입니다.



후니 마실물과 내 책 2권 후니 책 3권을 가방에 담았습니다.



오가는 길 책만 있으면 시간은 멈추거나 지루하지 않거든요..



적어도 저에겐 그랬습니다.



후니에게도 그랬을까요? 


후니는 평소 보지 않던 글밥 책으로 3권을 챙겼습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저는 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후니는 심심하다고 징징거리다

이내 책을 보겠다고 했지요.




한번 읽은 책은 


당연히 재밌습니다.

(왜냐 재밌는 책을 준비했으니까요. 다만 아이가 읽지 않아 재밌는 줄 몰랐을 뿐)














가는 길에 1권

오는 길에 2권을 읽어 버렸습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았지요.


인증숏도 찍었습니다.


앗싸 다 읽었다.




" 엄마 빨리 읽어~! 난 다 읽었는데 이제 몇 정거장 안 남았어~"


라며 연신 장난을 칩니다.







후니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길 잘했습니다.



책을 읽으려고 따로 시간을 낼 필요 없이


이동시간에 책을 읽었으니


이 얼마나 일거양득인지요.






서울에 가야 하는 일에 솔직히 귀찮았습니다.

왕복 6시간 길기도 했고

갈까 말까 가는 날까지도 고민했지만


이내 몸을 움직였습니다.






순간에 지금에 집중하고 움직이니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





후니는 책장에 꽂혀 있어도 언제 빼볼지 알 수 없었을  책을

하루에 다 읽을 수 있었고


저는 몇 날 며칠 쪼개고 쪼개서 읽을 수 있었을 책을

몇 시간 만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여니를 봐줄 수 있기에 가능했고

남편이 코로나에 걸려 서울에 갈 수 없었기에 가능했고

아빠가 지하철역까지 편하게 데려다주셨고


후니가 함께 가면서 책에 집중해 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감사의 순간은

소중한 주변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 짐을 또 느꼈습니다.





그리고



책 육아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작은 환경들이 모이고 모여 만들어집니다.



10년 세월 고이고이 쌓인 환경들은 아이의 커다란 항아리에 출렁출렁 차있을 것입니다. 









지하철 타고 책 육아했고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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