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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Sep 30. 2022

경제교육/ 15000원으로 사는 거야.




아이들과 함께 밖에 돌아다니다 보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이 꼭 있습니다.



편의점에 가도 그렇고

다이소에 가도 그렇고

마트에 가도 그렇지요


알록달록 풍선부터 문구류 인형들 슬라임..



끝도 없이

갖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딱 하나만 사주겠다.

오늘은 계획하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된다.

집에 많은 물건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사는 것은 낭비가 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대화를 했습니다.



어떤 날은 입을 삐죽 대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고

알겠다고 포기하기도 하고

아예 묻지도 않는 날도 있고

너무 사고 싶은 눈으로 바라보며 지나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10살 7살이 되었습니다.




후니는 제법 돈 계산이 빨라

통장이며 주식이며 스스로 알고 결정하려 하지요.

여니는 아직 그런 것들이 익숙지 않습니다.




몇 달 전부터 여니가 갖고 싶다고 꼭 사달라고 한 소니엔젤이라는 인형이 있습니다.


작아서 보관도 편하고 귀여워서 여니에게 찰떡인 인형이지요.


그런데 가격이 1개당 1만 원을 할 정도로 비쌉니다.

(제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피부과에 다니며 고통스러워하는 여니에게

선물처럼 1가지씩 사주었습니다.


피부과 가는 시간이 고통스럽기보다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래서 시작한 일인데.


그것이 독이 되었습니다.


피부과에 가지 않게 되었더니

갖고 싶은 스티커며 인형들이 생기지 않게 되면서


" 치과에 가면 뭐 사줄 거야?"

"주사 맞으면 뭐 사줄 거야?"


라며 '고통을 견디면 엄마가 갖고 싶은 물건을 사주는 구나'로 인식이 된 것입니다.



...(할 말 무) 반성...


제 잘못이지요.




어떡하지..



다시 시작하자!




사고 싶은 것을 무조건 못 사게 막는 것 또한 저는 결핍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준을 정하고 아이들과 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해보려 합니다.




아직 용돈이 없는 아이들에게



1달에 1번은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게 "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이 계획들이 바뀔 수도 있지만

(타당한 이유의 협의하에)




이번 주의 돈은 15000원으로 정했습니다.




인형 하나에 9000~13000원가량하기에

15000원으로 사고 싶은 문구류를 살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남는 돈은 저축을 할 수 도 있고

모았다가 다른 것을 살 수 도 있고

그건 너희들의 선택이라고 했지요.






자,

이제 15000원씩 들고


문구점으로 출발합니다.








가방에 현금으로 15000원씩을 넣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니에게 몇 번이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 이 돈 안에서만 살 수 있어! "라고요.










문구점에 도착했습니다.


소니 에인절 인형 앞


후니는 여니에게 많은 소니 에인절을 한 개라도 갖고 싶다며

세일을 하는 6800원짜리를 사겠다며 왔는데

세일하는 인형은 없었습니다.


슬픔....ㅠㅠ


그래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정말 사고 싶은 슬라임의 가격은 7000원

소니 에인절은 제일 싼 게 9800원


둘이 합치면 16800원


15000원이 넘습니다.


저에게 계속 와서

"돈이 넘어서... 못 살 것 같아.."

라고 얘기하며 문구점을 둘러보지만

다시 사고 싶은 슬라임 그 자리입니다.



여니는 소니 에인절 보자마자

어떤 거 사지? 신이 났습니다.


" 엄마 이걸 사려면 이 돈에서 얼마만큼 필요해?"

라며 물으면 돈을 꺼내 알려주었지요


" 무지개 스티커는 얼마야? 이 돈에서 얼마만큼 필요해?"

라며


문구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후니는 결국 소니엔젤 하나와 원하는 슬라임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돈이 넘어서 엄마에게 빌리기로 하고


집에서 조금씩 모든 용돈에서 갚기로 했습니다.




여니는요?

사고 싶은 물건이 많지만

결국 오빠랑 같이 놀고 싶어 오빠랑 똑같은 것을 골랐지요.



여니도 똑같이 집에 있는 돈에서 갚기로 했습니다.






저는요.


아이들이 소니엔젤을 사고

슬라임을 사고 싶다면 조금 싼 슬라임을 사고

남은 돈을 저축할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ㅎ;;



제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아이들은 생각했을 겁니다.



물건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고

원하는 물건을 사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내가 갖고 있는 돈이 줄어드는 경험을요.



꼭 원하는 것을 사고

본인들이 모은 돈을 소비했으니




다음번 소비에서는 조금 더 현명하게 선택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알라딘 발견!



책은 엄마가 정한 기준에서 엄마 돈으로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1만 원 이내로 원하는 책을 고르라고 했고


열심히 이곳저곳 다니며 빼보다니

한 권씩 골랐습니다.



후니는 배틀 책을 여니는 엉덩이 탐정 책을요.




이렇게 "돈"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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