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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Oct 30. 2022

10/28(금)독감 예방주사, 사이좋은남매,책과의 공존

오늘은 집에만 있었습니다.

내일이 토요일인데 사촌이 결혼을 해서 가족들이 다 모이거든요.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서 입고 갈 옷도 좀 정해보고 

빨래도 집안 정리도 좀 했습니다.


MBTI의 유행이 지나가나 싶은데

하도 많이들 말을 해서 제 성격이 IJ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ㅋㅋ


ISTJ 해석을 해보니

집에 처박혀있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이과 감성, 계획적인.

뭐 이렇다고 하는데 ㅋㅋㅋ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사가 있는 날은 긴장을 하게 됩니다.

계획적인 것에 안심이 되는 저는 돌발상황에 긴장을 하거든요. 


내일까지는 뒤숭숭한 하루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10월이 가기 전에 아이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습니다.

후니는 제가 1시 40분 정문에서 데리고 바로 병원으로 가서 미리 접수를 하기로 하였고  

여니는 신랑이 데리고 오기로 했습니다.


만나자마자 반가운지 자석처럼 꼭 붙는 아이들.

두 아이를 보면 참 예쁩니다^^


근데... 와 진짜 사람이 너무너무 많더라고요 ㅠ

일찍 접수했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후니는 클수록 겁이 많습니다.

"엄마 무서워~ 많이 아파? 나 좀 꼬집어 줘 봐 얼마나 아픈지..."

아주 세게 팔을 꼬집어 주었습니다ㅋㅋㅋ


'이것보다 안 아프니까 그만 징징거려!! 으구!!' 


주사를 맞고 나온 후니가 말합니다.

"엄마가 꼬집은 거보다 아프긴 했는데 울음은 안 나왔어...."


그.. 그래.. 잘했다. 내 아들^^





지나다니는 길에 보면 젤라토 가게가 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사달라고 하던 아이들인데 매번 그냥 지나쳤습니다. 


젤라토가 강한 자극이 없는 아이스크림이라 아이들 입에도 안 맞을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사악합니다ㅠㅠ

작은 컵한개에 4500원 두 개면 9000원.


한 번은 사주어야 궁금증도 풀리고 대화가 될 것 같아  

독감 예방주사 잘 맞고 사 먹자 했습니다.


여니는 라즈베리 후니는 레몬


하원후 유치원에서 아이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육국 사관학교로 견학을 다녀온 사진이네요. 

유치원 생활을 하고 있는 여니의 모습은 언제 봐도 뭉클합니다.


집에서는 울보에 징징이에 엄마 껌딱지 애기인데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사진을 보면

불편하고, 있고 싶지 않은 마음,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힘든 마음, 

그래도 조금은 좋은 마음, 소속감의 안정된 마음 그 외의 느꼈을 감정들

작은 아이가 그. 럼. 에. 도. 커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특하고 뭉클하고 몽글몽글한 마음이 듭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여니는 핼러윈 파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변장을 해야 하는데

자기는 마녀가 되고 싶다고요. 

당장 월요일에 파티를 하니 지금 준비해야 되는데

선생님께서 복장을 살 필요가 없다고, 집에 있는 옷을 입고 오라고 하셨다는데

(집에 겨울왕국 드레스는... 절대 싫다며! ㅠㅠ)


여니의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집 주변 다이소에 망토라도 있을까 싶어 가보았습니다. 

근데 사지 못하고 돌아왔네요..ㅠㅠ 10월이 끝나갈 즈음이라 물건이 많이 빠져있었습니다.


급하게나마 근처 문구점에서 파는 머리띠 하나와

쿠팡에서 망토를 팔기에 주문해 놓고는.


'내일까지는 와야 할 텐데'







주사를 맞고 왔으니 집에서 쉬기~그리고는 조금 빨리 숙제를 마무리합니다.

숙제라고 해봤자. 매일 저와 조금씩 하는 예습 정도입니다.

여니는 유치원에서 받아쓰기가 있어 그것만 준비하는 것으로 벅찹니다 ^^;;


제가 함께 해줘야 할 일을 끝내 놓으면

아이들은 저마다의 놀이를 찾으러 갑니다.

둘이 만나서 책을 보기도 하고

오늘은 할리갈리 게임을 해보다가 결국 파토가 납니다. 


두 남매의 게임에서 항상 이기는 쪽은 오빠이기에

그런 오빠가 엄~~~~~청난 배려심으로 져주면 좋은데

또 지는건 싫어하는 오빠인지라서요.


"난 왜 꼭 져야되는데?!! 오빠는 나보다 3살이나 많잖아!!!" 이런식으로..샤유팅이...^^;;


그럼 후니는  " 그래? 그럼 오빠가 이렇게 여니 쪽으로 해줄게 그럼 여니가 더 유리해~"


유리하게 해 줘도 후니가 이기는 경우가 있지만 

둘이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 갑니다. 


여니는 화가 나지만 오빠랑 놀고 싶고

후니도 여니가 소리를 지르니 기분이 나쁘지만 여니를 잘 달래서 같이 놀고 싶은 것이지요.


서로에게 얻을 것이 있는 아이들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고 참는 법을 배워갑니다.

 

서로에게 얻을 것이 있다는 표현이

사이좋은 남매에게 야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모습이 좋습니다. 

어느 한쪽이 항상 배려하고 양보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원해서 조율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두 남매의 웃음소리로 저희 집의 오후 시간이 채워집니다. 





내일 사촌의 결혼식으로 부모님이 집에 오시기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싹 정리하고 쓸고 닦고 

닦는 김에 항상 더러운 상태의 후니의 칠판도 닦아 주었습니다.

새로워진 칠판에 후니는 역시 바로 다시 채우기를 합니다.


집에 있는 어떤 물건도 아이에 의해 역할을 바꿉니다.

그중 작은 바둑돌과 미니카 장기알 등은 아이의 상상력으로 재탄생하지요. 


오늘은 각 미니카들이 게임을 합니다.

소와 오리 돼지 닭? 뭐 그런 것들이 있는데 바둑돌이 아마 숫자를 나타내는 것인가 보네요.

사진만 몇 장 찍어 남기고는 물러났습니다...ㅎㅎ



이제 간식 먹고 잠을 잘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니가 책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조금씩 한글을 읽어가고 있는 여니는

한 글자 한 글자 글을 읽어가는 재미를 느껴가고 있습니다. 





여니에게도 언제나 책과 함께한 7년여년의 시간들이

아이의 항아리에 채워지고 있습니다. 



책 보다 더 재밌는 것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엄청난 정보들과 아이들을 홀린만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요.


그 반짝이고 아이들을 사로잡는 것들로부터 책을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책에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함께 하는 공존을 오늘도 지혜롭게 해나가 봅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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