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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02. 2022

10/31(월) 오늘도 책과 함께



월요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후니는 학교로 여니는 유치원에 갔습니다.


오늘은 아빠가 여니를 데려다주었습니다. 





'잘 다녀오렴 아가, 보고 있기에도 아깝구나. 내 생명'



아이들이 집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떨어졌다가 무사히 만나는 것만으로 됐습니다.






오자마자 아빠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합니다.

포맷몬 게임이지요.


게임은 아빠 핸드폰에만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기계 핸드폰도 제 핸드폰도 아니지요.

제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는 아빠의 핸드폰에 깔아준 의도를 아시겠지요?^^


아빠가 일하러 가기 전 열심히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책 육아를 해온 덕분에

아이들은 게임이 끝이 난 후 포켓몬 책을 걸레가 되도록 봅니다.


저는 아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든

그것과 관련된 책을 꼭 사줍니다. 백과사전이든 만화책이든 동화책이든 그림만 잔뜩있든.

책으로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아빠가 가고 나면 

아이들의 놀이를 하기 시작하는데

어제부터 계속되었던 야구놀이를 하네요.


그러다가 후니는 여니가 자기 마음대로 해주지 않는다며 펑펑 울었습니다.

"엄마가 안아줘~~엄마가 얘기해줘~~엉엉엉엉 여니가 내 말이 안통해~~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후니는 마음이 여립니다. 

모진소리도 하지 못하지요.

동생이 화를 내도 깨갱합니다. 

그렇지만 자기가 하고싶은 마음과 화나는 마음은 있어서

이렇게 저에게 도움을 청하곤 하지요.


대부분 제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서

꼭 안아주고 달래줍니다. 

'그래 울어~ 울면서 생각해봐. 엄마는 언제나 너의 편이야'




1층이라서 좋은 점이 정말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시는 분은 전부 1층에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7살, 4살 층간소음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아래층에 너무 죄송하고 죄송해서 죄책감에 이사를 했습니다. 


죄송했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아이들을 저는 앉혀놓지 못했거든요.

움직이는 것이 본능인, 움직이며 배워가는 아이들의 한번뿐인 어린 시절을

옴짝 달짝 숨죽이며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제일 편한 집이란 공간에서.. 


숨죽이며 아이들을 뛰지못하게 장난감하나라도 떨어뜨리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던 어느날.  

어김없이 울리는 아래층의 항의 전화에 그대로 여니만 업고 아파트 단지 부동산를 찾아갔습니다.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같은 아파트 단지 1층, 수리가 다 된 깨끗한 집이 나와 있었습니다.


신랑과 눈물로 싸우면서 그날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그때 저는 정말 간절했습니다.


"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시간은 돈 1000만 원으로 비교가 안될 만큼 소중해. 제발 내 말대로 해줘. 제발~"





저녁시간이 되어 야구놀이는 그만~했습니다.

1층이라도 해가 진 시간에 큰 소리는 안된다고 했지요.

아이들은 잘 이해해 주었습니다.


신나게 놀이가 끝나면 책을 찾습니다. 


언제쯤 밥을 먹을 때 책을 보지 않을까 싶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에너지를 쓰는 아이를 보면 참 대단합니다.

(아, 숙제를 해야 할 때는 모든 에너지가 방전이 됩니다...ㅎㅎㅎ;;;)


여니는 종이인형에 빠져있어

검색을 해서 뽑아주면 색칠하고 꾸미는데 참 여자 여자 하지요^^ 


누가 시킨 것도 여자애처럼 자라라 키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기관에 다니지도 않았어서 

오빠가 좋아하는 것만 보고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보고 큰 아이인데

제가 분홍 옷을 입히고 머리를 길러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다르게 클 수 있다는 게 XY와 XX의 과학적 차이인걸 까요? 







밥을 다 먹고 식탁을 치웠는데도 보던 책을 계속 봅니다.


이런 포즈로???


왜.... 왜... 그러는.. 걸까요..........;;

저러다가 뒤로 자빠져서 며칠을 절둑거린적도 있습니다.






그 사이 여니는 영어 동영상을 봅니다.

노트북으로 보다가 시크릿 쥬쥬를 틀어달라고 해서 오랜만에 DVD를 틀어 주었습니다.


여니는 영어에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

영어로 듣는 영상을 재밌게 봐줍니다.

언어는 노출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후니도 책을 보고 여니는 DVD를 보기에

저도 자리 잡고 앉아서 책을 봤습니다.

저는 책을 볼 때 마음에 와닿는 글들을 줄을 쳐가면서 읽습니다.

다시 지울 것도 아니지만 쓱~그어지는 안정적인 부드러움이 좋아 연필을 이용하지요.


DVD가 끝이 났는지 "엄마~~~~"하고 나와서 매달리는 여니가 제 모습을 보고 


" 나도 엄마처럼~~" 하면서 

책 한 권 연필 하나를 챙겨 책상에 앉습니다.


ㅎㅎㅎㅎㅎ



잠자리를 준비할 동안 꼼짝 않고 앉아서 줄을 치며 보는데

아마 글자를 하나하나 읽고 있는 여니가

읽기 독립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겠지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제 곁에서 함께합니다.

밝은 얼굴로 건강한 신체로.


이보다 더 바랄 게 없는 시간들입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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