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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Oct 31. 2022

10/30(일)고요한일요일(prayforitaewon)

어젯밤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소식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때도 그랬습니다.

하염없이 그냥 뉴스만을 바라봤던.

사건, 사고는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겠지요.ㅠㅠ


곤히 잠든 아이들을 보는 것도 가슴이 찌릿할 정도로

너무 젊고 예쁜 청춘들을 우리는 또 보냈습니다. ㅠㅠ


늦게 잤으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밖에 나가 공원 행사라도 나가 볼까 했지만 그런 기분도 나지 않았지요

(이날 공원의 행사는 모두 취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은 밥도 하기 귀찮고

신랑이 짜파게티에 라면을 해서 아이들을 챙겼습니다.


아침부터 후니는 책과 함께네요.


매일 지겹게 보고 있지만 언제 봐도 흐뭇하고 질리지 않는 예쁜 아이들의 책 보는 모습입니다.






밥도 먹었고


아이들이 깨끗이 치워진 거실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놀이가 시작된 것이지요.

창의력이 발동하는 시간이고요.

협력 배려 인내도 같이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큽니다.

두 아이를 낳아 정말 다행입니다.






월요일 여니는 유치원에서 작게 핼러윈 파티를 한다고 했습니다.

영어책를 읽거나 영어동영상에 보면 꼭 등장하는 핼러윈이라 여니는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호박 가방도 직접 만들고

쿠팡에서 주문한 망토가 월요일이 되기 전 도착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요.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알까요.

저도 쉽지 않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삶이요.


유치원에서 핼러윈 파티를 취소한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솔직히 문자를 받기 전부터 과자에 음료수를 챙겨 예쁜 드레스에 망토를 입혀 보내야 하나.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에서의 문자를 받고 여니에게 말했습니다.


" 여니야 유치원에서 핼러윈 파티를 하지 않기로 했어"


"왜?"


뉴스를 보여주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어제 핼러윈 날을 즐기다가 사고가 났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거든.

너무 슬픈 일이 발생했는데 우리가 즐겁게 파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취소가 된 거야. "


" 그럼 집에서 라도 입을래~"라며 망토를 걸치고 요술지팡이를 만들며 해맑게 노는 아이입니다.


어떤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아이들이 노는 틈에 침대에 누웠습니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일어나 보니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갑자기 무서워져서 문을 열고 나왔더니 아이들이 없습니다.


창문 밖 놀이터, 신랑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 있네요.






잠을 깨려고 과자 한 봉지를 뜯었습니다.

그리고 셋이 나누었지요.

저는 노트북을 켰고 여니는 유튜브를 후니는 런닝맨을 봅니다.

(일요일 5시 본방 런닝맨을 간절히 기다린 후니었는데. 이번 주는 그렇습니다 ㅠㅠ)






어머니께서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셔서 아이들 할머니 집에 다녀왔습니다.

사촌 형이 야구 글러브를 물려줬는데

집에 와서 둘이 야구 놀이를 합니다.

던지고 치고 1루 2루 3루로 달리고 아웃시키고..

어찌나 깔깔거리며 웃으며 놀던지.

(1층이라 가능합니다. 벽을 치거나 소리를 마구 지르는 것은 안되지만요)



.

.

.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묵직했던 마음도 조금씩 사라지겠지요.


그들을 곁에서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평생 멈춰있을 이 시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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