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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08. 2022

11/5(토) 가족잔치,인간탐구보고서-성공이야

토요일 아침입니다.

1층이지만 따스한 햇살이 베란다 창으로 들어옵니다.

1층의 나무 그늘이 그림처럼 예쁘게 보이지요.


불편한 많은 점을 감수할 만큼 좋은 점이 너무 커 

1층의 생활이 더욱 소중합니다. 



후니는 토요일 런닝맨을 보는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후니는 "엄마 나 런닝맨 본다!" 하고 나가 버립니다.

아빠가 컴퓨터에 받아놓은 런닝맨을 보지요^^

그리고 여니가 일어납니다.

여니는 오빠 옆으로 가서 딱지를 접고 있네요.

제가 제일 마지막에 일어납니다.


토요일. 저에게도 늑장 부리기 좋은 날입니다.

아이들이 배고플세라 밥을 차리는데 런닝맨을 다 본 아이들이 조~용합니다.


뭐하지?


예쁘게 들어오는 햇살 앞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습니다.

추웠는지 조끼까지 꺼내 입고서요^^

오물조물 움직이여 작은 공간에 앉아 노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ㅠㅠ


아는 척하지 않고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아침을 차립니다. 


여니와의 놀이가 끝이 나고 심심해진 후니는 책장을 두리번거립니다.


3년전쯤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권을 사줬습니다.

몇 번 펴보더니 끝까지 읽지 않기에 재미없나 싶었지요.


근데 그 책이 10권까지 나왔다는 소식를 듣고.

' 아, 이 책이 빠지면 재밌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 너로 정했다! 

정재승의 인간탐구 시리즈 다른 권들도 사서 아이 주위에 계속 맴돌게 두었습니다.

"엄마가 이거 주문했어~"

"여기다 꽂아놓을게~"

"이거 재밌데~"

"엄마도 시간나면 읽어 보려고"

"오 여기 보니까 외계인이 지구인을 분석하는 거네?"


바닥에도 놓아놓고

독서대에도 대놓고 놓고 ㅋㅋㅋ

이제 후니가 넘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가 씩~~~~웃으며.

" 이거 한번 읽어볼까?" 말하며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엄마의 의도를 뻔~~히 아는 후니가 씩 웃어 보인 거지요.

'그래 한번 읽어보지 뭐~'라는 심정으로?^^


1권 2권 3권...

아이는 앉은자리에서 쭉쭉 읽어 나갑니다.

성공입니다!^^





오빠가 열심히 책에 몰입한 사이

우리 여니는

베란다에...... 살림을 차립니다.


장롱에 빨아서 곱게 넣어둔 여름 이불까지 죄다 끌고 왔네요...

할머니가 보셨으면 집안 살림살이로 놀고 있다고 한소리 들었을 테지요^^


저는 마냥 예쁩니다.

"여니 뭐해?" 하고 말만 걸어도 까르르륵 웃어 넘어가거든요.

자기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준것이 좋은 것입니다.

"엘사가 엘사 이불을 덮고있네?" 엘사보다 100배는 더 예쁜 여니가 웃어주더니.

"여기가 내 집이야~" 합니다^^


겨울왕국을 좋아한다고 사촌언니가 준 이불들입니다. 

제가 노력해서 사주지 않아도 우주의 좋은 기운이 아이에게로 저에게로 오나봅니다. 





오늘은 시댁 잔치가 있습니다.

많은 손님들이 모이는 날이지요.

오랜만에 사촌 형이 놀러 와서 

안 그래도 심심했던 후니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식사자리가 횟집이라 아이들이 먹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콘버터, 튀김, 마요네즈에 과자 몇 개.

여니는 심심할새라 근처마트에서 옷입히기 스티커를 사주었습니다.

어른들이 모이는 자리에 아이들이 심심한건 당연하지요.

후니는 사촌형이랑 게임도 하고 문제내기 놀이도 하며 놀아주었고

여니는 스티커도 가지고 놀았다가 게임에 껴보기도 했다가 합니다.

다행이 아이들이 잘 있어주어 저도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지요.



많은 분들이 모이고

술이 들어가고 가족끼리 은밀하게 가까워진 듯싶으면 

꼭 사달이 납니다 ㅠㅠ

형제끼리 싸우기도 하고 의견이 맞지 않기도 하고

술이 원수인 건지 

요즘처럼 자주 보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주의가 문제인 건지. 

오늘 하루의 마무리는 살얼음장처럼 차갑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오늘도 마냥 신이 났지만이요.

아이들은 이래서 아이들인가 봅니다. 


이렇게 반짝반짝 빛이 나는 저의 아이들은 현명하게 자라나서

어떤 갈등에도 잘 대처하기를 바래보며 

묵직한 마음을 꾹 눌러 오늘 하루도 보내줍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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