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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14. 2022

11/10(목) 제주도입니다 ♡ 2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해수욕장에 가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멘붕.

어떡하지? 우선 가보자.

카운터에서 우산을 빌려 나가 봅니다.


아이들이 혹시 물에 젖을까 예비 옷이며 모래 삽이며 거기에 우산까지.

아이들과의 여행에 저는 언제나 짐꾼이 됩니다.


숙소와 가까운 해변에 도착하였습니다.




와우

모래 해변에 해초들이 잔뜩 있습니다.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오지 못할 정도로 해초가 가득했고

썩은 내가 진동을 하는 해변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실망할 새라 최대한 해초를 치우고 모래 삽을 쥐어 주었는데


여기서도.

아이들은 정말 잘 놀아 주네요^^ㅎㅎㅎㅎ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주변에 발 씻을 곳은 있나, 화장실은 있나 둘러보는데

길 건너편에 또 다른 해변이 있네요!



여기는 해초들이 없습니다.

유휴~

근데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고 파도도 쌔네요.


그래도 왔으니 모래를 파봅니다.

해변을 통째로 빌린냥 저희뿐이었습니다. ^^


밀려드는 파도가 아이들과 놀아 줍니다.

파도는 멈추는 법도 없습니다. 아이들과의 놀이에 지루해하지도 않지요. 

파도와의 놀이는 언제나 아이들이 멈추어야만 놀이가 끝이 납니다.


보드라운 모래도, 시원한 바람도, 동글동글 돌들도, 앞에 보이는 멋진 풍경도,

끝없이 밀려드는 파도도, 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점심을 먹고 숙소 수영장으로 왔습니다.


후니가 어지럽다고 해서 수영장에서 여니보다 1시간 일찍 나갔습니다.

오빠에 맞춰 주지 않아도 되는 엄마가 옆에 있으니 엄마 독차지 여니입니다.

전생에 물고기였던 아이 마냥 물이 너무 즐거운 아이.

여니 옆에 꼭 붙어 재밌게 놀아 주었습니다.

후니가 없는 사이 여니의 웃는 모습, 보드라운 볼을 더 많이 함께 할 수 있었네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요.


물놀이를 좋아하는 후니는 갑자기 어지럽다고 수영장을 나갔습니다.

다행히 엄마가 계셔서 후니를 데리고 숙소로 가주셨지요.

(안 그랬으면 우리 모두 물 밖으로 나갔어야 했을 것입니다. 감사의 순간은 이렇게 순간순간 찾아옵니다.)


어제 저는 후니의 드림렌즈를 끼워주다가 렌즈 하나를 잃어버렸습니다 ㅠㅠ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네요 ㅠㅠ엉엉)


한쪽이라도 보이라고 끼워 주웠는데 양쪽 눈 도수가 맞지 않아서 인지

아이가 어지러워했습니다.



다행히 숙소에 가서는 어지럼증이 사라졌고

일을 보고 돌아온 이모와 게임을 개발해서 신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니는 엄마에게 바락바락 화를 내다가 

의자를 밀치는 바람에 의자가 파손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네요 ㅠㅠ엉엉)


여탕 사우나에서 여니와 함께 싹 씻고

(후니는 여탕에 들어 올 수 없으니 엄마가 나올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야해서 물기만 닦고 나오기 바빴었지요)

숙소로 돌아와 치킨에 피자를 시켜 먹었습니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갑니다. 

언니와 엄마와 함께 왔지만

언니는 언니 개인 일정을 봤고 엄마는 중간에 합류를 하셨습니다. 


오로지 저와 아이 둘.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고 생각지도 못하는 사건은 예고 없이 발생합니다. 


어지럽다던 아이의 말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여행까지 와서 감기나 코로나에 걸린 것은 아닐까.

어떤 음식을 잘 못 먹어서 탈이 난 것이 아닐까.


여니가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곁에 있는 온갖 물건들 던졌습니다.

여행까지 와서 아이의 화를 받아 주자니 몸도 마음도 지쳤지요.

그러다 의자까지 파손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힘들다.


다행히도 좋은 기운은 언제나 저와 함께해주어서

후니도 크게 아프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의자가 넘어가며 아이가 다칠 수도 있었는데 여니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내가 울거나 소리 지를 때 엄마가 안아주면 나는 멈춰~"

라고 말해주는 여니의 말를 듣고

매번해주던 위로를 오늘은 왜 해주지 못한것인지. 

제 오만함이, 제 부족한 인내가 아이를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제 스스로를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아이를 키워 나간다는 것은 매일 성숙하는 길임을, 

단 한순간도 편한 날은 없지만 그렇다고 소중하고 감사하지 않은 순간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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