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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18. 2022

11/15(화) 각자의 놀이를 찾아 몰입합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으로 학교로 가고 집 청소를 해봅니다.


아이들의 물건을 정리해봅니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아이들의 놀거리로 집이 가득 찹니다.

버릴 건 버리려고 정리해봅니다. 



장난감이 없어 그림을 그려 가지고 놀기에

프린터로 캐릭터들을 뽑아주면 색칠해서 역할 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가지고 놀았던 종이인형들,

아이들의 손때가 가득 묻은 물건들을 버리려는 게

왠지 추억을 버리는 것 같아 또 한 번 정리해서 한쪽에 놓아 봅니다.


언젠가는 미련 없이 버리게 되겠지요.

저는 비우고 버리려고 노력합니다. 필요한 것만을 집에 두려 합니다.

신기하게도 버리고 버려도, 많이 사지 않는 것 같은데도

물건들이 계속 쌓입니다.


그래서 계속 정리하고 버려줘야 합니다. 


어제 금고를 열려다가 배터리가 다되어 문을 못 열었습니다.

비상키가 없어져서 결국에는 열쇠공을 불렀습니다.

재산이 많아 금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금고 안 추억의 물건들을 차마 어쩌지 못해 열어야 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컸지요. ㅠㅠ


근데 오늘 장롱을 여는데 비상키가 뚝 떨어졌습니다.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찾으려고 뒤지다가 미쳐 못 보고 문을 닫은 모양이지요

'여기 있었지롱!' 하고 저를 약 올리는 것 같았습니다.

열쇠 2개(원래것, 새로한것)를 보고 얼마나 허무하던지요. 에혀 



귀염둥이 여니가 하원을 합니다.

날씨가 꾀 쌀쌀해졌지요.


항상 일찍 데리러 오라고 하기에 오늘은 별말이 없었는데도 일찍 데리러 갔습니다

"엄마 오늘은 일찍 오라고도 안 했는데 왜 일찍 왔어?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OTL  (요즘엔 이런 표현은 잘 안 쓰시지요? ㅋㅋ 갑자기 딱 제 마음이 이래서 써봅니다 ㅎㅎ)


집에 걸어가는 길

아이들이 어릴 적 길을 걷다 한쪽 기둥에 붙여 놓은 부엉이 스티커가 있습니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몇 번이나 지나 

바람에 비에 혹은 누군가 떼 버렸을 수도 있는데

신기하게도 계속 붙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매번 반가워서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부엉아 안녕? 하고 인사를 하고 아는 척을 합니다. 


그 자리를 지키고 아이들을 반겨주는 

부엉이는 어느새 갖고 있던 예쁜 색이 바래지고

아이들은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화요일은 후니가 유일하게 축구를 가는 날입니다.

축구 가기 전에는 놀이터에서 친구와 놀곤 하지요.


그렇게 하루를 밖에서 보내다 들어 오면 

어김없이 자신만의 시간에 몰입합니다.

꼭 혼자 버블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삼국지 책을 펴고 멋지게 중국 지도를 그려 넣습니다.

"엄마 이리 와 봐! 삼국지 지도 다 그렸어~!^^" 라고 자랑하며 보여줍니다.


마포 유비 손권등 이름이 써지는 것을 보니..곧 지도 위에서 전투가 시작될 것 같네요.


저는 오빠가 놀아주지 않는 심심한 여니를 위해 서둘러 여니에게도 가봅니다. 



밥도 같이 앉아 먹어주고요. 장난도 받아주고요.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도 해봅니다^^

블록으로 만들기도 해달라고 하지요.


다행히 엄마와의 놀이가 재밌는지 꼬물꼬물 뚝딱뚝딱 그리고 만들고 시간을 잘 보내주었습니다. 



이제 불 끄고 자자~하면

아이들은 왜 그때부터 책을 볼까요...? ㅠㅠ

곧 엄마가 "자야 돼!" 하며 누울 것이 뻔한데도

스탠드 불에 의지해 엄마가 오는 그 잠시의 시간도 헛으로 쓰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정말 멍~할 시간도 없이 시간을 잘 씁니다.

놀고 놀고 또 놀아도 지치는 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재미를 찾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인 것 같네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각자의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예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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