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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19. 2022

11/16(수)몰입하기 좋은 시기-바로오늘


다음 주 후니 학교에서 학부모님을 초대해 학예회가 열립니다.

후니는 "난 뭘 하지?" 몇 번을 고민하다가 자기가 잘 할만한 것을 골랐습니다. 



피아노도, 태권도도, 축구도, 악기도, 노래도, 춤도

잘하는 것이 없는 후니의 장기는

국기를 보고 나라 이름을 맞추어 지구본에 위치까지 알려주는 것!?ㅎㅎㅎ


아이들은 저마다의 장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후니는 그런 아이로 태어난 것이지요.

가족들이 말합니다. "아이들이 재미없어할 것 같은데?"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아이가 어느 것도 못하는 아이가 되면 안 되잖아요.

열렬히 응원해 주었습니다.

엄마가 준비해줄 것이 있다면 이야기하라고 했지요


컬러 프린터가 없어 오늘은 이모에게 부탁해 받아왔습니다.

통에 들어가기 좋게 잘라서 준비해봅니다.  한 땀 한 땀 아이에게 기쁨이 되길 바라면서요.




은행에 갔습니다.

몇 년 전 들어놓은 ISA 계좌를 해지했습니다.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은행에 간 것은 처음입니다.

너무 빨리 일을 해결하여 빈 시간 은행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24시간 바쁜 것도 없이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데

우연히 주어진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후니를 데리러 학교 앞으로 갔습니다.

오늘도 후니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기다립니다.

후니가 "엄마!" 하고 왔습니다.


근데......... 실내화를 신고 나왔네요?


"후니야 무슨 일 있었어? 실내화를 신고 나왔네?"

"엇? 나 실내화 신고 나왔어?........... 다시 가서 갈아 신고 와야 하나?^-^(방긋)"


"...............(할말무)"


어이가 없어 잠시 후니를 위아래로 바라보았습니다. ㅋㅋㅋ


" 그래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달려가 신발을 갈아 신고 왔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치과에도 들렸지요.

후니는 충치가 많습니다.

그래서 떼운곳도 많은데 어제 떼운곳이 떨어진 걸 알았습니다.

얼마 전 " 엄마 내가 딱딱한 걸 씹었어...."라고 한 말을

무심히 넘겼는데 충치 때운 것이 떨어졌던 모양입니다.

뱃속에서 무사히 나왔겠지요?^^;;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은 각자 재미난 거리로 놉니다.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 또 학원에 매일 바쁘게 사는 것 같은데.

우리 후니도 놀 시간이 부족할 만큼 정말 바쁘게 놀면서 사네요..ㅎㅎㅎ


잠시도 몰입하지 않는 시간이 없는 후니의 시간이

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너무 중요한 어린이의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더 많이 몰입하고 더 많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습니다.


후니의 인생은 너무나 길고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은 짧으니까요.


저는 후니가 나중에 정말 달려야 할 때의 에너지를 충전 중이라고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해봅니다^^





여니는 오늘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됐습니다.


여니가 가져온 여러 쿠폰 중에 그림 그리기 쿠폰을 뽑았습니다.

여니가 원하는 쿠폰이 나올 때까지 다시 뽑아야 하는 것이 함정입니다.ㅋㅋ


작은 손으로 조물조물 그림을 그려 가져옵니다.

" 엄마, 어떤 눈으로 할래? 엄마 어떤 코로 할래? 엄마 어떤 머리카락으로 할래? 엄마 어떤 드레스 할래? 엄마 망토 할래 말래? 엄마 신발은 어떤 걸로 할래? 엄마 왕관은 어떤 거?"

"엄마, 색깔은 어떤 색?"


ㅎㅎㅎㅎ;; 설거지하며 청소기를 밀려 전부 골라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예쁜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너무 예뻐 보들보들 여니의 볼에 몸에 연신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림에도 뽀뽀를 할 뻔했네요...ㅎㅎ

네. 저는 도치 엄마입니다^^


여니는 화가 많고 짜증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둘째다 보니 오빠가 더 많은 것을 잘하고 오빠의 목소리가 더 크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듯합니다.


욱! 하는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 습관처럼 자리 잡은 것 같아

많이도 안아주고 귀 기울여 주지만

그런 여니의 하루하루가 저도 후니에게도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배려해주고 웃으며 즐겁게 보내는 시간들이 모여 모여

여니가 점점 변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배려해주고 책 읽어주며 키워온 시간은 아이의 깊은 항아리 속에 쌓여 있다고

굳게 믿어보려고요.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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