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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21. 2022

11/17(금) 포켓몬은 결국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좋습니다.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친정에 제가 스스로 차를 끌고 갔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면 넉넉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고속도로를 타야 해서 초보인 제가 감히 가보지 못했지요.


오늘은 용기를 내서 가보기로 합니다.


처음으로 딸이 차를 끌고 집에 오니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네요.

기특하다며 마치 제가 학생이라도 된 마냥 

혼자 차를 끌고 온 것이 이렇게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릴 일인가요?^^


초보운전을 하며 고속도로를 왔을 딸이 걱정되었는데  잘 도착해서 마음을 한시름 놓으신 모양입니다. 



배도 마음도 차 트렁크도 가득히 채워

아이들 하원 시간에 맞추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여니가 오늘은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기분 좋게 집으로 뛰어 갓! 

여니를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 여니에게서는 아기 냄새가 나거든요.

보드라운 볼하며 키는 커도 몸은 작아 품 안에 쏙 들어와 아직은 정말 아기 같습니다.ㅎㅎ

말하는 것과 윽박지르고 짜증내고 화내는 것은 초등학생 언니 같지만요^^;;


삐지는 것도 너무 귀여워요! >.<

후니와 저는 너무 귀여워 호호 웃습니다.

그럼 여니는 기분 나쁘다며 더 크게 울지요ㅠ

몸짓과 눈빛은 거짓말을 못하잖아요.

엄마와 오빠의 사랑 넘치는 몸짓, 눈빛을 여니도 마음으로는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한 개, 두 개씩 모으던 포켓몬 띠부씰이 10개 20개를 넘더니 30개 정도 되었습니다.

신랑이  띠부씰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 개, 두 개 빵을 사다 주기 시작했거든요.

신랑이 집에 있는 시간이면 신랑 핸드폰은 열이 납니다.


후니가 학교 친구들이 포켓몬 게임을 많이 한다며 본인도 궁금하다고 이야기하여

신랑 하고는 제일 많은 시간 함께하지 않으니 

어느 정도 억제가 되기 때문에 신랑 핸드폰에 깔아 주었습니다.


아이의 호기심을 누르고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있을 땐 어김없이 핸드폰을 합니다. 둘이 붙어 열정적으로 하지요.


하지만 오랫동안 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지만

오랫동안 핸드폰을 하면 눈도 나빠지고 뇌에도 좋지 않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이야기해주었거든요.


대신 너른 허용이 함께해야 합니다.


"이제 그만 봐~당장 꺼!"라는 말보다는 

"이제 그만 볼 시간이 되었는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엄마 이거까지 하면 10분 정도 걸리는데 이거까지 할게요."

"응~얘기해줘서 고마워!"라고 해줍니다.


핸드폰을 하지 않을 때는 책을 봅니다.  

포켓몬 도감부터 백과사전까지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사주었습니다. 

책이 너덜너덜 앞표지 뒤표지 중간중간 뜯겨 나갈 정도로 많이 봐주네요. 


그러더니 오늘은 아이들이 스스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내가 게임을 만들 거야 10시간을 해도 눈도 안 나빠지고 머리도 안 아픈 게임이야"


칠판과 보드마카, 그리고 종이와 연필, 책

포켓몬도 결국은 놀이로, 책으로 아이들에게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중독되기 쉬운 게임들, 

접하게 해주고 싶지 않지만 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피하고 싶었고 되도록 좋아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포켓몬은 결국 저희 집 아이들의 삶에도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들어왔으면 더 깊이 빠지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유튜브와 핸드폰 화면만이 아닌 책과 연필이 함께 하면서요. 






포켓몬 게임을 하려고 카드를 만드느라

오늘 오후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저는 배달 온 꼬막을 박박 씻고 해감을 하고 끓은 물에 삶아서 아이들이 노는 식탁 밑에 앉아

숟가락으로 하나하나 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비 새끼들처럼 

하나 먹고 두 개 먹고 세 개 먹고 입을 벌리며 받아먹습니다.


앙 벌린 입이 어찌나 예쁜지.

오늘의 베스트 컷이 되었습니다^^


제 아무리 어떤 것이 들어와도 책만은 포기하지 않고 

가늘게라도 길게 꼭 잡고 가보겠습니다.

책 육아, 육아가 끝이 나는 그날까지요.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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