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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22. 2022

11/20(일) 아이의 속도에 맞춰

주말의 하루가 더 남았습니다.

일요일!


후니는 아침부터 칠판 앞에서 포켓몬 놀이를 한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귀요미 여니는 아빠품 속에서 놀고요.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흐뭇합니다.

잔소리하는 아빠 말고요 ㅎㅎㅎ




그러다 훅 이렇게 어디든 자리를 잡고 책을 펴줍니다.


아이가 훅 앉아 손을 어디로 뻗어도 책이 자리 잡도록

도서관에 가면 책을 읽고 싶어 지듯이

집이 그런 곳 이길 바라봅니다. 


점심에는 이모가 저희 가족을 초대해주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준다고요.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나왔습니다.

몸도 움직일 겸 차를 두고 걸어 봅니다.

가을날인데 날씨가 따뜻합니다.

걸어가는 중 후니도 여니도 저도 외투가 벗어집니다.

따스한 가을날 햇살도 예쁘고 나오니 좋네요.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놀이터에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네도 타고 미끄럼틀도 타고 노는데

아이들이 안 보여 벤치에 앉아있던 제 몸을 움직여 봅니다.

저~기 두 아이의 발이 대롱대롱 보입니다.

나란히 앉아서 잘 놀고 있네요^^


이런 예쁜 순간순간이 하루의 기쁨이 됩니다. 



가을의 막바지라 잔 바람에도 가을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씽씽 달리다가도 이내 멈추어 나뭇잎을 잡아 보지요.


"엄마 나 2개 잡았어! " 라며

아이들의 말소리도 웃음소리도 움직이는 몸짓에도 신남이 묻어납니다.


자전거에 밀려 오랫동안 베란다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씽씽카를 

오늘 아이들은 신나게 탔습니다.


진작에 버리고 싶었는데 참고 두었더니 아이들에게 기쁨이 되네요.

여니가 조금 더 클 때까지 또 베란다로 가는 씽씽카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한글을 읽어가는 여니는 한글 떼기가 조금은 느린 편입니다.

저와 아이가 괜찮으면 조급할 것도 서운할 것도 없습니다.


한글 떼기가 느린 편, 읽기 독립이 늦으면 책 육아는 실패다.


이런 문장들은 우리가 아닌 다른 이들이 정해놓은 기준이기에 

우리가 기준이 되면 됩니다.


그저 여니의 마음과 눈과 몸이 책으로 향하는 시간이 많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후니는 남은 저녁시간을 놀이로 보냅니다.

매일 일기를 쓰지만 매일 같이 

후니는 자석에 이끌려 딱 붙듯  바닥에 놓인 칠판 앞에 가 있습니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이는 지도 칠판 후니의 최고의 장난감입니다. 


"오늘은 뭐해"? 하고 다가가니 엄마 보지마! 하고 가리네요ㅠ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제 기준) 지금 당장은 보여주기가 싫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또 아이는 커갑니다.

엄마와 공유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눈 감아주고 귀 닫아주고 마음만은 열어두고 키우고 싶습니다.

저도 아이의 자라는 속도에 발맞추어 제 안의 그릇을 키워가야겠습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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