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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23. 2022

11/21(월) 아이를 키우는 일은 종합선물세트

월요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귀요미 여니가 아침부터 기분 좋게 유치원에 가주었습니다.


하루의 시작이 좋네요^^



집에 와서 알라딘을 켰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사주려고요.

책은 주기적으로 꾸준히 사줍니다.


시리즈로 나오는 것들은 1권 읽고 2권까지 읽으면 성공입니다. 10권 20권 계속 들여주면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책을 읽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계속 노출시켜 주면 얻어걸립니다. ㅎㅎㅎ

' 나 좀 읽어줘~'라고 후니 곁을 계속 따라다니면 언젠가 펴보는 전략이지요.


책을 읽게 하는 데에도 엄마의 거창하진 않지만 은근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클수록 책값이 많이 듭니다.

우선 중고로 찾아보고 없으면 새것을 사줍니다. 

이번 달은 왠지 돈이 훅훅 나가는 느낌이 드네요 ㅠㅠ

후니 렌즈도 잃어버리고,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고, 여니가 기물 파손도 했고, 금고 열쇠도 바로 앞에 두고 못 찾아 열쇠공을 불렀는데, 며칠 뒤에 현관문도 고장이 났습니다. 결혼식도 있었고요.

이렇게 훅훅 돈이 줄줄 세는 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만큼은 아끼지 않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후니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책을 사는 사교육을 합니다.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입니다.

후니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건너편을 바라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예쁜 노란잎을 가졌던 나무들이 나뭇가지만 앙상합니다.

곧, 추운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후니 머리카락이 길어져 하원길에 미용실에 들렸습니다.

남자아이들은 한두 달에 한 번은 미용실에 가야 하지요.

안 그러면 너무 지저분해집니다.

반면 여니는 1년도 넘게 미용실에 가지 않은 것 같네요ㅎㅎ

머리카락를 예쁘게 잘라놓으니 안 그래도 잘 생긴 얼굴이 더 훤칠합니다. (도치맘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니가 왔습니다. 

등원 길과 같은 포즈 다른 방향^^


여니가 하원 버스에서 내리면 마구마구 안아주고 예뻐해 줍니다.

"엄마 딸 잘 다녀와주었구나! 아이 예뻐 고마워 고마워 내 귀염둥이!!"

그럼 방긋방긋 웃어주며 어리광을 부려주지요.

아직까진 보들보들 여니가 아기 같습니다. 




여니는 새로운 놀거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습니다. 

이제는 안 가지고 논다고 생각해서 베란다에 놓아둔 아기 인형을 갖고 왔습니다.

인형 옷을 만들어 준다고 수건이며 펴놓고는

저를 계속~~~ 엄마! 엄마! 엄마~~!! 부릅니다..


"엄마 옷 만들어줘"

수건은 두꺼워 못 만들 것 같아 보자기로 만들어 보라고 하는데.. 난리가 납니다.ㅠ

보자기가 잘 안 잘리기도 하고 먼지도 많이 날리고 바느질도 서로 해보겠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인 제가 해줘야 하는 일입니다... 하ㅠㅠ

책 육아하며 책 좀 읽은 엄마니까 그래.. 해보자! ㅋㅋㅋㅋㅋㅋ


아이들에게 실을 끼워주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알려주고.

겨우겨우 작은 인형들에게 입힐만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후니는 뭐든 새로운 것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집요하게도 끝을 내고 맙니다.

이런 성격이 좋습니다. 엄마만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한다면요^^;;

여니는 조물조물 바느질을 잘도 합니다. 

이런 여니도 좋습니다. 엄마만 인내하고 인내하고 인내한다면요^^;;


아이를 키워 나가는 일은 온 우주의 기운을 제게로 끌어 와야 하는

이 세상 모든 희노애락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종합세트 같은 것입니다. 




이제 숙제를 해봅니다.

하... 장난도 장난도 ㅠㅠㅠㅠㅠㅠㅠㅠ

노는 것이 전부인 아이들에게 숙제는 지옥입니다 ㅎㅎ

서둘러 끝을 내주는 게 장땡!




여니에게 '감기야 물러나라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피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예전에 책에서 봤던 혈소판에 대해 그림을 그려 설명을 해줍니다.

"이게 상처야~그럼 혈소판들이 이렇게 여기에 생기는 거지 그래서 피가 안나~"


오빠와 다르게 깊이 책에 몰입하지 않아 '여니는 안 되는 건가?' 의심하고 싶을 때

'엄마 나도 항아리 잘 채우고 있어' 라며 이렇게 보여주곤 합니다. 


제가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여니에게도 책 육아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 숙제도 다 했고 놀아야지요!?

여니는 재미난 그림을 그린다고 얼큰이 공주를 그려놓았습니다.

얼굴이 진짜 크고~~~~~~몸통은 작습니다.

후니랑 저는 여니의 그림을 보고 빵 터져서 깔깔깔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니도 기분이 좋은지 깔깔깔^^



후니는 포켓몬 볼을 그려놓고 게임 놀이를 합니다.

여니는 종이와 펜으로 포켓몬을 그리지요. 



두 아이 모두 포켓몬을 좋아합니다.

게임도 같이 꼭 붙어서 하고 같은 책을 봅니다.

하지만 노는 건 다릅니다.


게임 좋아하고 통계내기 좋아하는 후니는 후니대로 포켓몬을 즐깁니다.

그림을 그리고 꾸미고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는 여니는 여니대로 포켓몬을 즐깁니다.


저는 트루먼쇼를 보듯이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살아가는 삶을 지켜봅니다.

위에서 말한 종합세트를 경험하면서 봐야 하지만.

세상에서 이보다 더 재밌고 계속 보고 싶은 프로그램있을까요? 강제 시청 종료 못함.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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