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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Nov 28. 2022

11/25(금) 아이의 학예회


새로 산 옷이 마음에 들어 신이 난

우리 집 귀욤둥이 여니를 후다닥 유치원에 보냅니다.




그리고 구두에 정장 바지, 화장도 예쁘게 해 보고 후니의 학교로 갑니다.

오늘은 후니의 학예 발표회가 있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는 날이어서 인지 긴 줄에 서서야 후니반으로 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후니를 찾아보는데... 엄마를 보고 방긋 웃어주네요^^


"엄마가 안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라고요.




뒤에 서서 아이들이 하는 발표를 바라봅니다.

피아노를 치는 친구들, 태권도를 보여주는 친구들, 기타를, 리코더를, 소설을 소개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한 명 한 명 아이들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후니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후니는 나라 이름 맞추기 발표를 하였습니다.

태권도도 음악학원도 미술학원도 다니지 않는 후니는

" 난 잘하는 것이 없어서 발표할 것이 없는데..." 하며 며칠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었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후니입니다.

저는 나라 이름을 맞추고 그 나라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많은 친구들과 많은 학부모들 앞에 서서

당당히 이야기하는 후니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어쩜 이리 반짝거리고 소중하니.

정말 대견하게 잘 커주고 있구나.

내 생애 너란 아이를 만난 것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같다.


아이들이 너도 나도 나라 뽑기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후니의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 제 발표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자리로 돌아옵니다.


후니반 아이들이 모두 어쩜 이리 소중하고 소중한지. 

내 아이와 살아갈 이 아이들이 모두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길

잘 커가길 바라며 학교 밖으로 나옵니다.


오랜만에 신은 구두의 또각또각 소리마저 예쁘게 들리는 하루입니다.


후니가 학교에서 돌아오고 친정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가는 차 안에서 골아떨어졌고.

(어제 월드컵을 보고 잔 영향이 있었겠지요?^^;)



가을 수확의 막바지.

당근을 캐보는데 아이들은 오랜만에 온 밭에서 뛰어놀고만 싶은지

이렇게 탐스러운 당근을 두고 놀기만 합니다. 



시골아이들로 변신^^



그리고 이곳에서도 아이들의 책 육아는 계속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잡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몰입을 찾아냅니다.


근데

정말 아무도 시키지 않았을까요?ㅎㅎ

아이들이 시키지 않고 스스로 하는 것은 노는 것 밖에 없습니다.ㅎㅎ


말로 시키지만 않았을 뿐 이미 곁에 머무는 책과 종이와 연필로

'읽어라, 써라, 그려라'를 시킨 것이지요. 

언제 어디서나 책 환경을 만들어내는 엄마가 있으므로 

아이들은 앞으로도 스스로 책을 잡을 것입니다.


친정입니다.

엄마가 해주신 따뜻한 밥을 먹고 

엄마가 마련해주시는 잠자리에서

저도, 엄마의 아이가 되어봅니다.



아이들의 모든 순간이 감사입니다.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오늘도. 책 육아. 배려 육아.

그리고 나와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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