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다 1

돌쟁이 책 육아

by 랄라이





돌도 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책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물고 빨아도 멀쩡한 책 단단한 보드북을 시작으로 전집들이 집 곳곳을 채우기 시작했다어요.


우선 아이의 눈에 띄는 곳에 책을 놓아두었습니다.


그것도 쫙~~~~~~~

책장에 꽂아만 두어서는 아이가 빼보지 않았어요. 아니 죄다 빼서 발 콩하고 으앙 울었지.


쫙 매트처럼 펼쳐놓았습니다. 안 볼 수가 없게.


그러다가 아이가 책 한 권이라도 집어 들면 무릎에 앉히고 읽어주었습니다.


어린아이를 위한 보드북들은 글줄이 거의 없고 동물들이 대부분 주인공이었어요.


그래서 오리는 꽥꽥 돼지는 꿀꿀 소는 음매~ 기린은 목이 길~~~~~~~~어 코끼리는 코가 길~~~~~~~~~고

토끼는 귀가 길쭉해.

몸으로 표현해주면서 소리로 들려주면서 읽어 주었어요.


아이는 그렇게 돼지 하면 꿀꿀을 소리 냈고 기린은 어딨어? 하면 기린을 손으로 가리켰고 코끼리는 어떻게 생겼지 하면 코를 길게 표현해 줬습니다.


책에서 동물들이 밥을 먹는 장면이 나오면 그 페이지를 펴놓고 밥을 먹여주었죠.


꼬꼬닭도 밥 먹네?

우리 훈이도 밥 먹네?

얌얌얌.


그렇게 이유식도 밥도 책을 펴놓고 먹여서 인지 어렵지 않게 밥을 먹였고.


밖에 나갈 때도 책 1권을 가지고 나가서 여기(책 속의 꽃을 가리키며) 빨간 꽃 여기도 있네? 냄새 맡아볼까? 만져볼까?

이건 나비야 예쁘지? 책에 나온 나비가 여기도 있네?


이런 식이였습니다.










책하고 친해지길 바랬습니다.



24시간 바쁜 신랑을 대신해 독박 육아를 하는 저에게도 해볼 만한 것이어야 했어요.

말도 못 하고 옹알옹알 소리 내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이와 소통해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가야 했으니까요.



TV를 틀어놓고 핸드폰을 하면서 아이의 시선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작은 아이를 온몸으로 안아주고 맘껏 뽀뽀해주며

엄마 목소리, 엄마 냄새, 엄마 품에서 '나는 사랑받는 아이'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아이가 예뻤고 사랑스러웠고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했어요.


이 아이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저로 인해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래서 읽어 주어야 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최선의 것을 해주었습니다.

맘껏 안아주고 살결을 비비며 함께하는 순간 내 모든 것을 내주었습니다.


돌쟁이 아이를 키우던 하루하루는 1년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육아였지만



제 무릎에 앉아 기저귀를 차고 오동통한 얼굴로 조막만 한 손으론 책을 잡고

입으론 책을 물며 눈으론 책을 보며 귀로는 엄마 목소리를 듣던 그 아기가 어찌나 보고 싶은지.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딱 한 번만이라도 그 작고 오동통했던 아이를 안아만 볼 수 있다면.



하루가 1년처럼 느리게만 흘러갔던 시절.

그 시절이 미치게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시절이 되었습니다.





제 모든 걸 내어주길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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