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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Mar 13. 2022

바로 실천했습니다 1

책이 끝나기도 전에 - 육아






저는 책을 멀리했던 사람입니다.

아이를 낳기 전 몇 권의 책을 읽어 보았니?라고 묻는다면

참 창피하지만 0권입니다.


제 인생에서 책은 그냥 아무것도 아녔습니다.


답답한 것이 있을 때 전 주변 인물에게 기대거나 혼자 속상하다 말았지

 책이 답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어리석었습니다.






책이 주는 그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힘을

아이가 저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

 제 삶이 변하면서

 저는 삶에 의욕이 생겼습니다.




제 인생을 딱 잘라 구분하자면

아이를 낳기 전과 후일 것입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 제 몸은 그냥 껍데기 같았어요.

행복했던 적도 거의 없었고 자존감도 굉장히 낮았습니다.


꾸역꾸역 공부해서 대학원까지 갔고 교사자격증도 땄지만

그 과정이 너무 억지스러웠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공부했고 대학교를 다들 갔으니 갔고

교사가 되는 길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 중 제일 무난해 보여서 선택되었을 뿐이었어요.



제 깊은 내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사회적으로 무난한 길을 따라 끌려다녔고

 그 과정들이 저에게 기쁨을 준 적은 없었습니다.



아이를 낳으니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저와 같이 껍데기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고

공부를 해도 즐겁기를 바랐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이길 바랬어요.




일을 하지 않고 아이와 24시간 남겨졌습니다.

아이를 처음 안아보는 초보 엄마는 모르는 것이 많았고

아이가 돌이 되기 전에 육아서를 처음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심리백과였죠.





머리에 반짝하고 전등이 들어오듯이 빛이 들어왔다고 해야 할까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

아이가 울 때는 바로 가서 안아줘야 한다고 적혀 있기에

 밑줄을 치고  책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우는 아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책 육아 책을 보고 책을 많이 사줘야 된다고 해서

밑줄 긋고 바로 주문했어요.

그리고 도착한 책을 그 자리에서 뜯어 읽어주었습니다.



아이를 배려해야 한다고 해서

말도 못 하는 아이에게 왜 안되는지 안아주고 설명했습니다.



인내를 가지라고 했기에

참고 참고 참았어요.


안됀다는 말보단 그만이라는 말을 쓰라고 했고

안돼라고 말할 때는 ~~ 이런 이유 때문에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라고 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순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전 바로바로 실행했어요 움직였습니다.



책 한 권이 주는 메시지를 바로바로 실행했습니다.



어느 책이든 모든 내용을 다 실행할 수 없고

 내가 굳이 실행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실행이 안되기도 했고 아이와 맞지 않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어느 책이 든 그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  

전 이미 그 책이 주는 핵심 메시지는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책 육아하는 선배 엄마들은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시더군요.

1천 권을 넘기고 1년 300권을 목표로 실행을 하기도 하는데 전 도저히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책을 읽고 싶었지만

아이와 24시간 붙어있다 보면 체력적으로 지치는 날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집안일을 다 내려놓고 아이와 낮잠이라도 같이 잔 날이면

아이를 재운 밤에 책을 읽을 수 있었는데



책을 보다 밤에 푹 자지 못한 날이면 피곤한 몸으로 일어나

아이에게 짜증내기 일수였어요.



그래서 저는 책 육아를 추천하는 많은 선배 엄마들에 비해  많은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권수를 새기엔 참 빈약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도 이렇게 책육아를 해올 수 있었던 것은

가슴을 뛰게 하는 책을 읽었고

그 책이 주는 강한 메시지를 바로 즉시 실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을 뛰게 하지 않는 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글자만 보였어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시간이 촉박하고 아이는 보채는데 그런 책들까지 읽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내 눈보다 빠르게 가슴으로 훅 들어오는 내용들이 있는 책들만 읽었습니다.

아이가 책에 낙서를 해대도 밥풀을 질질 흘려도 그 뒷페이지가 무슨 내용일까 궁금한 책들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책도 아닌 육아서가 말입니다!




베스트셀러라고 샀지만 한 단원을 몇 날 며칠 읽기 힘든 책이 있었고

알라딘 서점 구석에 먼지 쌓여있던 제목이 마음에 들어 들고 왔던 책은

 제 심장을 후벼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찾았습니다.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일깨워줄 가슴 뛰는 책을

가슴 깊이 느끼며 읽고 그 책을 덮기도 전에 실행하고 있는 책을요.




한 권의 책에는 그 책을 집필한 작가님의

많게는 몇십 년의 삶이 지혜가 들어있기도 했습니다.


 어느 교수님의 책이라면

그분께서 수없이 연구한 주옥같은 결과들을 단돈 얼마에 내가 볼 수 있는 거고


책 한 권을 읽고 그 지혜를 바로 실행했다면

전 몇십 년 동안 쌓은 삶의 노하우를 단방에 써먹은 것이었어요.



"엄마품에서 엄마 냄새를 맡게 해주어야 한다" 라는 말을 자신 있게 전달하기 위해

그 책을 쓴 작가님는 얼마나 많은 확신을 받으셨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전 제 아이에게 그 소중한 지혜를 단 몇시간 만에 깨우쳐 실행했다고 확신합니다.




책이 주는 가성비야 말로

어마어마한 시간 단축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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