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뒤로. 잘살아.
하나뿐인 이모가 결혼을 했습니다.
저에게는 하나뿐인 형제이자 언니이지요.
조금 늦은 결혼을 합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저는 애도 둘인데.
언니가 결혼을 한다?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자유롭게 멋지게 살아가는 언니가 마냥 좋게만 보였었으니까요.
근데 그 상상해 본 적도 없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온전히 저의 가족, 저의 언니였는데
이제 다른 가정을 이룬다고 생각하니
짠해지는 마음 숨길 길이 없더라고요.
저는 다 누리며 지내면서
참 제 자신이 이기적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음보다 머리를 움직여 봅니다.
언니가 외롭지 않겠구나.
조카들, 동생 챙기랴 힘들었을 언니가 조금은 편해지길 바라며.
그저 행복하게 잘 살아 주길.
하고 말이지요.
아이들은 이모 결혼식에 딱 맞게(?) 적당히 커주어서
멋지게 화동을 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열심히 연습을 했거든요^^
문 리버~~♪
노래에 맞춰
꽃을 정성스럽게 뿌리며 입장을 했습니다.
아이들 인생에 있어서
결혼식에서 화동을 해보는 일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지요^^
아이들이 즐겁게 예쁘게
잘 해주어서
그저 뿌듯하고 뿌듯했습니다.
-
슬프고 아쉽고 마음이 아린
언니를 보내는 날이었습니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
아쉬움 때문에요
근데
생각해 보면
절대적인 제 이기심 때문이지요.
제 아쉬움은 솔직히 언니 인생에 단 한 번도 도움이 된 적이 없었습니다.
저에게 참 모질게도 굴었던 언니였지요.
경쟁도 해야 했고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자매란 그러니까요.
그럼에도 저에겐 제일 친한 친구고
제일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언니지요.
나만의 언니 안녕,
잘 살 아.
아주 평범한 매일을 이어 가고 있지만
우리의 지금은 참 감사한 지금입니다.
아이들이 예쁘게 커주어 화동도 하게 되었고
하나뿐인 언니도 가정을 이뤘습니다.
엄마 아빠는 건강히 잘 계시고요.
남편은 실없는 농담으로 절 피식 웃게 해주네요.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하러 갔고
오전 시간 저는
글도 쓰고 책을 읽고 따스한 햇살을 쐽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봄의 꽃들, 초록 잎사귀조차
감사합니다.
매일 감사함으로 넘치는 일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