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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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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Apr 29. 2022

초보운전

처음은 어렵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리기도 전에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그때 한참 고등학생 졸업생을 위한 할인을 했거든요.




그때 대범하게도 트럭으로 1종 운전면허를 땄지요.





그리고 잊혔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 자취를 했던 저는


대학교 다니고

대학원 다니고

일하러 다니면서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운전을 해야 할 타이밍을 찾지 못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는 운전을 하겠지...






했지요.






아이를 키우며 친정에 자주 갔습니다.

시골이기도 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고

부모님도 자주 찾아뵙고 싶었지요.








운전을 못하니

친정에 가야 할 땐

엄마가 데리러 오시거나

남편 시간을 뺏어야 하거나

언니에게 눈치를 받으며 함께 갔습니다.




아이들이 어렸고 운전을 못하니 어쩔 수 없다며

회피하며 살았는데. 





엄마는 나이가 들어가시고

남편의 시간은 돈과 연결되고 

함께 하던 언니가 결혼을 하며 확실히 느꼈지요.



내가 스스로 운전을 하겠다고요.






기동력 있는 삶을 살아 보겠다고요! 







3월 둘째 여니가 유치원에 가면서

바로 운전연습 학원에 등록을 했고


도로연수도 받으며 

연습을 했습니다.






근데


운전



어렵더라고요 ㅎㅎㅎㅎ 

























도로연수까지 마치고

혼자 차를 끌고 나가보려 하면


심장이 떨려옵니다.



내가 이차를 끌고 나갔다가 무사히 돌아올 수는 있을까?




사고는 나지 않을까

다른 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빵빵거리는 도로의 소리는

전부 저에게 하는 소리 같고




추월은 엄두조차 못 내고

차선 변경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차를 끌고 갈 목적지까지는  엄두가 안나

동네 아는 길이라도 끌고 나가봅니다.



도로 위 운전자들도 모두 처음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너도 할 수 있어.

라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아 봅니다.





그렇게 나갔다가 무사히 돌아오면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두렵고 무서워서 차 열쇠를 집었다 놓았다 망설인 적도 있습니다.



근데

여기서 포기하면

다시 운전하는 저는 없을 테지요. 



저의 아이들도 무섭고 두렵고 힘들다고 포기하고 말겠지요


보고 배운 게 그것이니까요.






해낼 것입니다.


모두 해냈잖아요. 






계속하다 보면

서울 시내고 고속도로고 슝슝 달리고 있을 제가 되겠지요?





성취감이라고는 없는 몇 년을 살았습니다.


아이를 낳고는 더욱 그러했지요.






운전을 하며

성취감을 느껴봅니다.





망설이다 안주하고 마는 저 대신

움직임을 선택한 저에게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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