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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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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Jun 09. 2022

아이들의 등원, 그리고 뒷모습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시원한 바람도 솔솔 불어오고


이제 이 비가 끝나면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이 될 것만 같네요.





아이들은 우산을 하나씩 들고 등원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꼬박 6년씩을 제 품에 데리고 있었습니다.

하루도 떨어진 적이 없었지요.


그땐 불편한 줄도 몰랐습니다.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의 유아시절을 온전히 저와 함께 하길 원했습니다.





큰아이가 유치원을 가고 학교를 가고

이제 3학년이 되었습니다.









엄마 품에서 잠시 떠나

자신만의 사회를 만드는 아이



아직까지는 손을 잡아 줍니다.

아직까지는 등교와 하교도 도와주지요.



혼자 뚜벅뚜벅 씩씩하게도 걸어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코끝이 찡해 옵니다.



'언제 이렇게 큰 거야?'



아직 키가 작은 후니지만 또래 아이들은 여자 어른만큼 훌쩍 컸습니다.

또래 아이들을 보면 더 느껴집니다.

어느덧 작은 아이들이 이렇게 컸구나 하고요.




교문 앞 엄마를 꼭 한번 안아주고는 학교 안으로 걸어갑니다.



그리고 자기를 보고 있을 엄마의 시선을 느꼈을까요?

코너를 돌아 자신이 사라지는 지점에서 쓱 돌아 엄마가 있는지 봅니다.



엄마가 보이면 손을 연신 흔들어 주지요.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보고 있다가 옵니다.














오빠가 등교를 하고 나면

여니의 등원 시간입니다.




여니는 7살입니다. 등원을 한 지 4개월 차네요.

처음 3월과 4월은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많이 울었습니다.



너무 많이 울어 이렇게 까지 보내야 하나?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망설였지요.



6년을 엄마품에서 잘 커주었기에

훅 떨어져 신나게 다닐 줄 알았던 제 생각은 착각이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아이는 차츰 적응을 했고


6월 여니는 씩씩하게 유치원에 갑니다.



아직 너무 여린 아기 같은데

여니는 친구들이나 유치원 동생들이 있는 곳에서는 안아주는 것도 싫어합니다.



" 엄마가 안아주는 게 창피해 내가 집에서나 아기지 유치원에서는 제일 큰 형님이야~"


라고요.




헐.


여전히 아기인 여니가 또박또박 안아주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니..

둘째인 여니는 더 빨리 크는 느낌을 받습니다.



조금 슬프더라고요



오늘도 여니를 들여보내고 한발 한발 걸어가는 여니를 봅니다.


교실로 들어가기 전 쓱 돌아 슬그머니 손을 흔들어 주네요



환하게 웃으며 저도 손을 흔들어 주는데 이내 눈앞에서 사라진 아이.






' 오늘도 무사히 엄마와 만나자 아직은 작은 내 아가'



















엄마의 손을 잡는 것도 조금씩 창피해지는 시기가 오겠지요.

더 이상 등하교를 시켜주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리고 뒤돌아 손을 흔들어 주는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런 일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임을

너무나 잘 커주고 있는 일임을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왜 이럴까요?




아이가 엄마품을 떠나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도록 해주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는데.




아이가 품을 떠나갈수록 마음이 아린 것을 보니

진정한 사랑은 아린 마음을 잘 움켜잡는 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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