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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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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이 Jun 10. 2022

여니의 밀크 반점 치료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너무 예쁘고 예뻤지요.


작고 작은 아이가 포동포동 살이 오르기 시작하고

방긋방긋 웃습니다.


그러면서

얼굴에 커다란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방긋방긋 웃는 얼굴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점이


얼마나 안쓰럽게 느껴지던지요.


아이 얼굴이 왜 그러냐고 

데리고 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제가 대답도 하기 전에 

" 얼굴에 점이 있어서 그래요~수술하면 없어져요~"라고 어린 후니는

동생에 대해 이야기 해주곤 했습니다.


1살 2살 3살 크면서 

본인의 얼굴을 직접 거울로 

보기 시작하면서

얼굴을 쓰담쓰담 만져주던 여니가 있었습니다.


어렸으니 창피한 줄도 모를 때였지요.


여니가 5살 되던 해 가을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치료를 받던 날


차라리 엉엉 소리 내어 울면 나았을 까요?

엄마 아파 

엄마 뜨거워

엄마 언제 끝나?

엄마 차가운 거 대줘


라며 견뎌내던 아이를 보며

눈물을 참아냈습니다.


태어난 지 4년이 조금 넘은 아기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그렇게 태어난 아이

아프고 뜨거운 기계에 견뎌내던 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지루한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번에 없어지면 좋으련만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해를 넘기고

7회 8회 9회 10회.... 20회.

또 해를 넘기고

21회 22회.... 30회


점이 지워지기까지 인내가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7살이 되던 해

점은 아주 많이 없어졌습니다.


현대 의학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옛날 같으면 그냥 살아야만 했겠지요.

놀림도 받으며 시술보다 수술보다 훨씬 더 큰 아픔을 참아 내면서요.


다행입니다.


7살이 된 여니는 유치원에 갔습니다.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지만 가리지 않아도 이제 얼룩진 얼굴은 없습니다.


그런데.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참 끈질기게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 점들.



다시 시작합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부담이 됩니다.

1번 시술에 몇십 만원 하는 

지루하고 힘들고 부담되는 이 치료를

엄마니까 견뎌 냅니다.


태어난 죄 밖에 없는 이 아이도 

즐겁게 견디고 있습니다.


안 하겠다 무섭다 아프다 떼쓸 만도 한데

그런 적 없이 씩씩하게 갑니다

(아마 갈 때마다 가는 다이소 때문일지도요..^^;;)


이 세상에 나의 의지로 아픈 아이를 낳는 엄마는 없습니다.


본인의 선택이 아닌 것에

감내해야 하는 값은 크지요.


여니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많이 아픈 아이들에 비하면 하찮을 정도지요.



그분들의 마음을 아이가 아플 때마다 헤아려 봅니다.

힘내시라는 말도 죄송할 정도로

대단하신 분들. 

엄마라는 이름으로 묵묵히 견딜 수밖에 없는 분들.

아픈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아주 평범한 하루하루의 일상들은

누군가에겐 간절한 하루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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