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
어린이집에서 ‘운영위원회’라는 말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문서 하나하나를 준비하면서, 마음 한켠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을 모셔서 회의를 한다고?’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히 나눠도 괜찮을까?’
그렇게 맞이한 첫 회의, 마주 앉은 부모님들과의 시간이
처음엔 솔직히 조금 어렵고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아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지만, 결국은 운영과 시스템이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이 자리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회의를 통해 부모님을 만나고, 운영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함께 나누는 그 자리에서
‘소속감’과 ‘신뢰’라는 단어가 조금씩 마음속에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은 원의 운영을 이해해 주셨고, 자신의 일처럼 도우려는 모습에서 감사가 넘쳤습니다.
회의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조금 더 따뜻해졌음을 느꼈습니다.
회의가 끝난 날이면 저는 가끔 이렇게 적곤 합니다.
“한 아이의 하루는, 어른 여러 명의 마음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운영위원회가 필요합니다.
이 작은 협의체가 만들어내는 것은 의견 조율이 아닌 관계이고,
문서가 아닌 신뢰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조용히 다가온 한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운영위원회라는 게 이렇게 정성스러운 자리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날의 회의는 더 이상 숫자와 계획이 오고 간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한 아이를 함께 키우는 마을이 모인 자리’였던 거죠.
운영위원회를 마친 저녁이면 저는 다시 ‘엄마’가 됩니다.
아이를 재우고 조용히 하루를 정리하면서, 오늘 나눈 이야기 속 부모의 마음을 떠올립니다.
운영이라는 건, 숫자와 보고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이 일을 오래 할수록 더 깊이 배우게 됩니다.
보육은 혼자 하지 않습니다. 이름 없는 회의록 한 줄에도, 아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별처럼 많은 수많은 사람들 중에, 그중에 당신을 만나
함께 마을을 이루고, 별보다 빛나는 한 아이를 함께 키울게 있게 된것은
어쩌면, 이 시대에 주어진 가장 따뜻한 기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