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방향

by 해안 강민주

욕심의 방향


해안 강민주


이미

목차까지 완성한

시집과 에세이집이 여러 권 있다.


책으로 묶지 못한 글들은

그보다 훨씬 많고

아직 글이 되지 못한 문장들도

내 안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다.


공모전 당선 이후,

책으로 세상에 나올 날을 기다리며

나는 지금도

문장 하나,

숨 하나를 고쳐 쓰는 중이다.


그럼에도

내 글이 늘

수행과 경계의 이야기로만 읽히는 것은,

아마도

스스로에게 세운 오래된 맹세 때문이다.


내 목숨을 건져 올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겠다는 다짐.


내가 겪은 것을

그대로 세상에 돌려

인연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겠다는 약속.


이 때문에 나는 자주

내 체험을 아낌없이 세상에 풀어

내 글에 뜻하지 않은 그림자가 생긴다.


그러나

이 또한 어쩌면 나의 욕심.


나는 결국 인간이어서,

욕심으로 맹세하고

욕심으로 살아간다.


밤마다 고친 문장 위로

식지 않은 숨이 얇게 내려앉으면


단지

내 욕심의 방향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