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모은 이들
해안 강민주
부처님 앞에 앉아
두 손을 모은다.
이름 있는 이들,
이름을 잃은 이들,
꿈속에
잠시 다녀간 얼굴들까지.
부처님의 자비 안에서
모두
지옥에서 벗어나기를.
기도가 낮아질수록
내 귀에
염불 하나
스며든다.
“관세음보살—”
누군가의 간절함이
제단 위에 쌓인
쌀주머니보다
더 높이 쌓인다.
나는
부처님을 부른다.
부처님,
저 염불의 주인,
그 원 다 이루어
길을 잃지 않게 하소서.
향 하나가
천천히 타오르고,
못난 제자의 숨이
그 연기 속에
조용히
섞인다.
“관세음보살—”
오래 머문 소리 하나가
향의 연기보다
더
천천히
법당 바닥을 쓴다.
어느 순간부터
내 숟가락보다
염주를 굴려야 하는 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부처님 앞에 엎드려
내 기도 위에
그들의 기도를
겹쳐
얹었다.
염불 하며
두 손 모은 그의 기도 또한
누구의 소원인지
가르지 않은 채,
다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주름지도록 달싹인
그의 염불이
나의 등에 매달린 짐을 녹여
나는 비로소
젖은 회색빛 옷을 벗고
법당을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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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시
#수행의언어
#겹쳐진기도
#말하지않는자비
#기도의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