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복수
해안 강민주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이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에게
큰 잘못을 하고도
그 사실을
끝내 모른 채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에는
끝내 드러나지 않는 잘못들이 있다.
하지도 않은 일로
누명을 쓰는 일도 있고,
잘못이 잘못인지조차 모른 채
나에게
반복해서 상처를 남기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가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럴 때
사람들은 말한다.
“자기가 한 일은
언젠가 돌아온다.”
인과응보.
결국은 벌을 받게 된다고.
하지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가장 큰 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끝내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야
돌아볼 수 있다.
돌아봐야
사과할 수 있고,
사과해야
비로소
그 삶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끝내 모른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남긴 상처를
단 한 번도 돌아보지 못한 채
생을 마친다.
참회도 없이,
깨달음도 없이.
어쩌면
자신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믿은 채로.
그래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복수는
상대에게
똑같은 상처를 돌려주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끝내 알지 못한 채
살다가 죽게 하는 것.
참회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그리하여
그 업을 그대로 안고
다음 생으로 건너가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같은 상처를 받는 것.
그래서일까.
나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미워하게 된다면
이런 기도를
하게 될 것 같다.
부디
그가 끝까지
자신이 나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기를.
그 무지가
그 사람에게 내려진
가장 큰 벌이기를.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는 두 손을 모은다.
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지 모르니까.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모두
참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