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담긴 책을 선물 받다

by 해안 강민주

내 글이 담긴 책을 선물 받다


해안 강민주


오늘,

조금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


내 글이 실린 책을

누군가가

다섯 권이나 사서

나에게 선물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그저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책을 보내준다는 말.

작은 이벤트처럼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일.


그런데

문장을 다시 읽다가

나는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한 독자가… 무척 감동을 받아…”


그 한 문장이

나를 붙잡았다.


누군가

내 글을 읽었다.


그건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마음을 건네고 싶어 졌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끝내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


그건

쉽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


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잠시 멈췄을 그 순간.


그리고

‘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결심했을 그 순간.


나는

그 보이지 않는 시간을

가만히 상상해 본다.


내 글이 실린 책을

다시 나에게 보내는 손.


그 손끝에

내 문장이

닿아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 생각이

이상하게

가슴 깊은 곳을


아주 조용히,

그러나 오래

흔든다.


“좋은 님의 이야기가 실린 책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 문장을

오래 바라보았다.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이런 일이었을까.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닿는 일.


그리고

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로

흘러가게 만드는 일.


책 다섯 권.


그건

종이가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우연처럼

내 글이 놓여 있었다.


나는

이 문자를

조용히 품는다.


그리고

문장을 쓸 때마다

한 번 더

멈추려 한다.


이 문장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

나는 알 수 없어서.


그래서

조금 더 천천히 쓰고,


조금 더

진심이 되려 한다.


혹시라도

또 누군가가

이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춘다면,


그 마음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쓴다.


보이지 않는 당신에게,

언젠가 닿을지도 모를

한 문장을.


그리고 믿는다.


그 문장은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를 스쳐


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